시행 3개월, 군 장병 외출 제도의 현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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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3개월, 군 장병 외출 제도의 현주소는
  • 김현비
  • 승인 2019.05.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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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좌), 양주시 내 PC방(우)
외출 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
외출 나온 군 장병들의 모습(좌), 양주시 내 PC방(우)
양주시 내 PC방

지난 5월 7일, 육군 25사단 본부와 사단 신병교육대가 있는 경기 양주시 남면 신산리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외출 나온 병사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월부터 군 장병들의 평일 일과 후 부대 밖 외출을 허용하는 ‘군 장병 외출 제도’가 전면 시행됐다. 이는 군사대비 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월 2회까지 외출할 수 있는 제도다. 외출 시간은 평일 오후 5시 30분부터 밤 9시 30분까지 4시간 동안이다. 이러한 정책은 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군 장병들의 압박감을 해소해 군 생활의 적응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접경지역 내 지역 경제 활성화 역시 예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다.
기자가 방문한 양주시의 한 PC방 역시 군인들로 가득했다. 오히려 군복을 입지 않은 일반 손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외출 나온 군인들을 실은 버스가 도착하자 PC방에 자리를 선점하러 달려가는 군인들도 볼 수 있었다. 양주시 내 PC방을 운영하는 마영민 씨는 “군 장병 평일 외출 제도가 시행되자 동네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매출도 급격히 상승했다”며 “보다 좋은 사양의 컴퓨터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군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근에는 컴퓨터 사양을 향상시키는 등의 배려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근의 다른 PC방 역시 확장 사업을 추진한다는 안내문을 붙여놓은 상태였으며, 군인들에 한해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광고도 보였다. 양주시 상인들 대부분은 위수지역 확장으로 한동안 동두천, 의정부 등으로 빠져나가던 군인들이, 평일 외출로 인해 다시 접경지역을 찾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모든 가게가 매출 상승을 경험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분식집, PC방, 당구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점은 한산했다. 혹시나 지나치는 손님의 발걸음을 돌릴 수 있을까 가게 앞을 연신 기웃거리는 점주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인근 국밥집 주인은 “PC방에서 음식도 판매하다보니 군인들이 하루 종일 거기서 끼니까지 떼우다 들어간다”며 “우리 같은 일반 음식점은 군 장병 외출 제도 시행 이전과 차이를 거의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군인들의 반응 역시 갈렸다. 한 군인은 “4시간밖에 외출할 수 없어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인 것은 맞다”면서도 “외출로 간간히 스트레스를 푸는 것만으로도 큰 재충전이 되고 있다. 또한 사회로부터의 단절이 사라진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군인은 “군대에 소속돼 있다는 것 자체로 받는 스트레스가 있는데, 달에 2번 하는 짧은 외출로 그게 전부 해소될 리 없다”며 반박했다. 또한 올해 초부터 일과 이후 군 장병의 스마트폰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가 통과됨에 따라, 외출 대신 군대 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일 외출을 긍정적으로 보는 측과 부정적으로 보는 측 모두 경제적인 부담을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 3월 파주시에서 지역 내 복무 장병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파주 복무 장병 중 37%가 평일 외출 시 3만~4만 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주 일대 PC방 및 식당 비용은 서울 등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양구 등 강원도·경기도 일대 접경지역에서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요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시에서는 군인들의 부담은 덜고 지역경제는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들을 추진 중에 있다. 파주시의 경우 군인들에게 가격 할인 혜택을 주는 ‘군 장병 위생 할인업소’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해 당 업소는 지난 2월 초 87개가량에서 최근 108곳으로 확대됐다. 양주시 역시 군 장병 할인업소 65곳을 지정해 관련 업소들을 홍보 알림판 배부, 시정 소식지, SNS 등을 통해 홍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시행한 지 3개월을 맞는 군 장병 외출 제도가 보다 실질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정책적 보완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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