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을 통해 현대를 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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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목을 통해 현대를 진단하다
  • 김현비
  • 승인 2019.05.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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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ness Light Pasion(2016)

<하비에르 마틴: 보이지 않는> 전시회는 올해로 개관 7주년을 맞이한 서울미술관의 ‘2019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Borderless Artist Project)’의 시작을 알린다. 국적을 망라하고 잠재력이 엿보이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유치해 보다 실험적인 도전 정신을 엿보는 해당 프로젝트는 가히 주목할 만하다.

10년 넘게 해당 주제로 한 작업에 천착해 온 스페인의 촉망받는 작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tin)은 보이지 않는 것(Blindness)을 주제로 더 많은 것을 보게 하는 역설을 추구한다. 그는 인간의 눈을 감정과 의사 표현의 가장 중요한 도구로 보고, 이를 가림으로써 날카로운 시각적 은유를 추구한다. <하비에르 마틴: 보이지 않는> 전시회는 그의 첫 국내 개인전으로, 회화, 콜라주,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그의 실험적 예술을 보여준다.
전시장을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삼면이 거울로 된 어두운 방이다. 마틴의 대표작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으로, 상업적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 모델들의 눈을 네온사인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가린 작품들을 포함한다. 이는 현란한 네온사인으로 대중들을 눈멀게 하고, 여성의 성적인 매력과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 소비자를 매혹하는 산업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거울로 이뤄진 전시장 벽면에 무수히 반사되는 작품들로 인해 관람객들은 번화가의 거리에 온 듯한 느낌과 더불어 무수히 많은 네온사인들에 포위된 것 같은 착시를 경험하게 된다. 전시장 귀퉁이에는 작품 ‘블라인드니스 더 다크 박스'가 설치돼 있다. 이는 관람객들이 직접 박스 안으로 들어가 ‘블라인드니스 컬렉션’ 속 모델들처럼 자신들의 눈을 네온으로 가려보는 참여형 작품이다. 이처럼 전시장의 작품들은 각 주제별로 중복되는 표현 방식이 없을 만큼 다양하고 실험적인 표현 형식을 활용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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