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과 사투리, 그리고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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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과 사투리, 그리고 언어
  • 이재효
  • 승인 2019.05.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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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네이버 국어사전
▲캡처 네이버 국어사전

 

“마이 무따 아이가”, “뮈시 중헌디”, 이 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우리가 사투리 혹은 방언이라고 부르는 말들이다.
보통 사투리와 방언에 대해 전문적으로 학습하지 않으면 이 두 용어를 혼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방언은 ‘한 언어에서, 사용 지역 또는 사회 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라는 뜻으로 지리적 기준만으로 구분하는 사투리와는 국어학계에서 엄밀히 구분된다. 방언은 지리적 기준 이외에도 사회적 계층, 시간적 영역에 따라서 분화된다. 지리적 영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방언은 지역 방언, 사회적 계층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방언은 사회 방언, 시간적 영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방언은 시간 방언이라 부른다.
따라서 사투리는 방언과 달리 ‘어느 한 지방에서 사용하는 표준어가 아닌 말’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표준어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표준어의 기준을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했다. 고로 표준어 또한 사용 지역(현대 서울말), 사회 계층(교양 있는 사람)에 따라 분화되어 사용된 말의 체계이기 때문에 방언의 범주 안에 들어간다. 하지만 모든 서울 지역 방언이 표준어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표준어의 원칙은 어디까지나 원칙이기 때문에 서울 지역 방언이 아닌 단어가 표준어로 지정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숫가루는 서울 지역 방언으로는 미싯가루라고 불렸으나 지방의 방언인 미숫가루가 표준어로 지정됐다.
이처럼 방언은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표준어를 포함한 한 언어에서 분화된 모든 말의 체계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방언과 언어를 구분할 경우 어떤 기준에 따라 구분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먼저 상호의사소통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방언은 이질적이지만 상호의사소통이 가능한 말의 형식으로, 언어는 상호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말의 형식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상호 의사소통 능력은 이분법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 기준이 될 수 없다. 그 예로 네덜란드어 방언은 독일어와 엄연히 다른 언어로써 구분되지만 북부 독일 방언과는 의사소통이 비교적 용이하고 남부 독일 방언과는 의사소통이 어렵다. 다른 기준으로는 서로 다른 말을 쓰는 집단이 표준어나 성문화된 정서법을 공유한다면 서로 다른 방언이라 여기는 기준, 동일한 국가에 소속되거나 같은 문화적 전통을 공유한다면 서로 다른 방언을 사용한다고 여기는 기준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언어 외적인 기준이라는 문제점이 있어 명확한 구분 기준이 되기는 힘들다. 결국 국어학자들이 도달한 언어와 방언의 구분 기준은 화자들의 직관에 온전히 의지하는 방법이다. 이 기준은 무엇이든 명확히 분류하고자 하는 인간 심리상 영 불편한 기준이지만,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언어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언어와 방언을 구분하는 가장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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