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현주소는
상태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현주소는
  • 박주희
  • 승인 2019.05.25 1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현 주소는

1953년 제정된 이후 66년 동안 유지된 낙태죄 처벌 형법 조항에 대해 지난 달 11일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헌재가 심판대상 법률이 위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해당 법률의 공백에 따른 혼란을 우려해 법을 개정할 때까지 법의 효력을 한시적으로 인정하는 결정을 말한다. 헌재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낙태죄를 둘러싼 논쟁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중 어느 쪽을 우선하느냐는 것이었다. 법무부와 종교계 등 낙태죄 존치를 요구하는 측은 태아의 독자적인 생명권을 주장하며 낙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측은 낙태죄가 임신유지 혹은 출산을 강제해 여성의 생물학적, 정신적 건강을 훼손하며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고,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한편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지 한 달 정도가 지난 현재, 인터넷에는 이러한 법적 공백 상태를 틈타 낙태 유도 약품을 파는 일이 횡행하고 있다. 법적으로 의약품을 온라인상 유통하는 것은 금지돼있으며 약국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상으로 낙태 유도 약품 거래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 가운데 약품의 안전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나 처방 없이 낙태약을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는 의약품들은 아직 국내 시판 허가를 받지 않은 약이 대부분이며 해당 약품이 정품인지 가품인지 확인하기도 어려워 산부에게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낙태 약품을 팔거나 사는 행위에 관한 관련된 법률 조항이나 규정 자체가 부재하는 상황이기에 이를 규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안전의 문제로 귀결되는 문제인 만큼, 하루라도 빨리 불법 약품 거래를 막을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 및 규정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