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경제 살린다는 지역화폐, 현실은…
상태바
골목 경제 살린다는 지역화폐, 현실은…
  • 이승현
  • 승인 2019.05.25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지역화폐가 지난 41일부터 경기도 내 31개 모든 시군에서 발행됐다. 지역화폐란 법정화폐는 아니지만 한정된 지역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올해 경기도에서는 정책자금 3,582억원, 일반 발행 1,379억 원으로 총 4,961억 원의 지역화폐가 발행된다. 침체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도입됐기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유흥업소 등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또한 경기지역화폐는 청년기본소득(청년배당)’ 등 복지와 연계돼 중첩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다. 정책자금 중 1,752억 원이 투입되는 청년배당은 도내에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 모두에게 분기별로 25만원씩 연간 최대 10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한다. 이로 인해 지역화폐를 본격적으로 경기 전역에 유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지역화폐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지역 상권 활성화,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매출 증대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지역경제를 살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화폐가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살펴봤다.

지난 20, 기자는 하남시 지역화폐 하머니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NH 농협은행 하남시지부 점을 찾았다. 경기지역화폐는 시·군 실정에 따라 종이, 카드, 모바일 형태로 발급되는데 하남시는 카드 형태를 선택하고 있었다. 은행원의 안내에 따라 개인정보 동의서를 작성하고 나니 금방 주황색 하머니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었다. 현금 20,000원을 10% 할인된 18,000원에 충전했다. 평상시에는 6%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만, 531일까지 하머니 구매촉진을 위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은행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경기지역화폐앱을 다운받아 카드를 등록하니 모바일로도 충전이 가능했다. 이후 카드를 사용해보기 위해 하남시 신장전통재래시장을 방문했다. 가맹점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쉽사리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하남시청 홈페이지에서 하남 가맹점 파일을 다운받아 주변에 있는 가맹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시장 초입에 위치한 음식점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하머니 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화폐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인지 상인들은 지역 화폐로 인한 매출 효과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음식점 주인 A씨는 아직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카드 수수료 절감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도 측에서 활발한 이용 장려를 위해 더 많은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근처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 B씨도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B씨는 특정 지역을 벗어나면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지역화폐 특성상 골목골목 돈이 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인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각 시군은 지역화폐 승패의 관건이 소비자 유인에 있다고 보고, 초기 지역화폐 구입 시 10%를 할인해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앱을 통해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연말정산 시 30%의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소비자 유치를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편의성 개선을 위한 노력과 소상공인들의 자구적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실제 안성시 지역화폐인 안성사랑카드는 출시된 지 보름 만에 32,500만 원이 사용됐지만, 사용액 대부분이 공무원 복지 포인트로 지급된 화폐로 확인됐다. 따라서 일반 발행분에 대한 경기도와 시군의 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 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민 윤경숙(49) 씨는 골목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역화폐의 취지는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편리한 대형마트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화폐를 이용해야만 하는 분명한 혜택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화폐가 청년기본소득(청년배당) 등 복지와도 연계돼 지역경제에 있어 선순환 효과를 낼 것이라 기대되는 만큼, 소비자의 지갑을 지속적으로 열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