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개를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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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개를 좋아하세요?
  • 정세희
  • 승인 2019.05.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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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고 당신은 무엇을 떠올렸는가? 2017년의 통계에서 21.2%의 한국 사람들은 말티즈라고 대답한다. 시추와 푸들이라는 대답은 각각 약 12%,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치와와 등이 각각 약 5%로 그 뒤를 잇는다. 많은 사람이 위 항목에서 생각하던 답을 찾았을 것이다. 통계는 한국인이 품종견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항목은 6.1%를 차지하는 잡종’, 믹스견이다. 믹스견은 순수한 요소로서의 품종견을 전제함으로써 존재한다. 나는 이 글에서 반려견에 한정하여 품종견 선호 현상을 비판하고자 한다.

먼저 품종이 인위의 소산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90%의 견종이 겨우 100년 이내의 역사를 가졌다. 고립된 환경에서 자연 발생한 품종 또한 인위적 기준에 의해 규정되므로 인위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인간이 설정한 이상적 기준에 따른 표준화가 과도해질수록, 그 품종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기준을 만족하는 형질을 소유한 개체 간의 근친 교배가 난무한다. 소형 품종견에 대한 수요가 과도하고 반려견의 교배와 분양에 대한 규제가 미비한 현 한국에서 이러한 문제점은 잘 드러난다.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포착할 수 있는데, 하나는 품종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개체를 대부분 안락사시킨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품종 개량은 유전병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근친 교배로 인한 유전적 다양성 감소, 또는 기능을 도외시한 인간 중심적 개량이 원인이 된다. 예컨대 말티즈 등 대다수 소형견은 눈물관이 막히는 유루증과 슬개골 탈구 등의 유전병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 퍼그는 눌린 주둥이와 주름진 안면 때문에 호흡이 힘들고 안면 종양이 생기기 쉬운데, 이러한 안면부 구조는 오직 인간의 선호 때문이다. 심지어 닥스훈트는 모두 다리가 자라지 않는 유전병에 걸린 품종이다. 이 개는 인간의 탐욕 때문에 지난 100년간 다리는 더 짧아진 반면 허리는 더 길어져서 자연적인 번식이 불가능하다.

혹자는 강아지 공장이라 불리는 야만적인 교배 업자들에게 책임을 돌릴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유전적 취약성까지 포용할 수 있으며, 외양은 유지하되 유전 질환은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체계화된 교배가 이루어지면 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반려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감히 다른 생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으며, 인간의 욕심과 알량한 위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개들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이것은 제도와 구조뿐 아니라 사고의 문제이기도 하다. ‘사지 않고 입양하는사람들조차 믹스견들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이를 방증한다. 모 프로그램에 장모 치와와가 등장한 이후 입양률이 급증하고, 동물 단체들이 이어질 유기를 우려한 사건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정한 품종이 아닌, ‘반려로서 개체의 고려를 나는 분명히 촉구한다.

이제 제목을 다시 읽어보자. 무슨 생각이 드는가? 믹스견을 좋아한다는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탄생하고 개개의 특성을 가진 그들을 한 단어로 포착하는 것은 무리다. 혹 가능하다면 그것은 그들이 모두 개라는 것뿐이다. 여기서 다시 시작한다. 어떤 개를 좋아하세요? 당신이 개를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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