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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독단적으로 보이는 태도는 제 성의에요”연애칼럼니스트 임경선 인터뷰
이화신 기자  |  fashin@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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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11.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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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패러독스>, <러브토크>, <연애시대> 그리고 <캣우먼!>. 임경선, 그녀가 ‘캣우먼’이라는 이름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칼럼들이다. 그녀의 연애 칼럼은 결정을 당사자에게 맡기는 다른 애매모호한 연애 칼럼과는 다르게 직접적이고 냉정해 오히려 인기가 많다. 우리학교 정치외교학과 89학번인 그녀가 어떻게 연애 칼럼니스트의 길에 뛰어들었을까. <편집자주>

 

“나한테 메일 보냈던 사람 아니죠?” 임경선 씨의 자택으로 들어선 순간, 그녀가 인사보다 먼저 기자에게 이런 말을 건넨다. 사람에 관한 직감이 뛰어난 그녀는 다른 기자가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다는 것을 기자 얼굴을 보자마자 알아챘다. 그녀는 상담을 메일로 받다보니 글만 봐도 대충 어떤 사람인지 감이 온단다. 처음부터 사람을 편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매체에서 보여지는 ‘연애독설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유부녀, 연애칼럼니스트
20대, 그녀의 삶은 일로 점철된 그야말로 ‘워킹우먼’의 삶이었다. 조선호텔 홍보실을 거쳐 광고, 인터넷, 대중문화분야에서 십년 간 마케팅 디렉터로 활동하는 등 일이 많은 직업만을 쫓아다니면서 일을 했다. 7년 전, 결혼하면서부터 그녀는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글을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냥 글을 써서 무조건 잡지사에 들이밀었어요.”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연재칼럼은 현재까지 총 9개나 된다. 연애칼럼 뿐만 아니라 트렌드칼럼, 인간관계칼럼, 커리어칼럼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학교와 일본 도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던 그녀가 어떻게 이 길에 들어서게 됐을까. 어렸을 적부터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여러 나라에서 적응하고 부딪히며 살아가던 경험이 토대가 된 것 같다며 이야기를 꺼낸다. “좋게 말해서 센스가 생긴 것이고 나쁘게 말해서는 눈치를 많이 보게 된거죠.” 아직도 그녀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예민하고 감정적 동요가 심해 평소엔 피곤하지만 글을 쓰는 데는 도움이 된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연애독설가
‘그 사람 없이 살 수 있어’, ‘착각하지마, 그건 립서비스야’, ‘너 진짜 짜증나는 스타일이다’. 그녀의 연애칼럼은 신문에서 보통 보게 되는 칼럼이라기보다는 괄괄한 옆집 언니가 해주는 연애 상담 같다. 그녀의 단호하고 직접적인 독설을 좋아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 역시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는 안티가 없다”며 웃는 그녀는 과잉보호 속에 살아와 쓴 소리에 대해 무조건적인 공포를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충고를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니게 된 것을 안티가 많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단순히 도덕적이고 긍정적인 이야기는 재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교훈이 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간혹 가다가 ‘네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메일 보내는 분들은 있어요.” 그녀는 이에 대해 열린 답변이야말로 도망갈 궁리를 하는 비겁한 태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객관적으로 맞는 답은 없지만 특정한 방향을 추천하는 것은 그만큼 그녀가 경험을 해봤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녀가 성의를 보이는 방법이다. 그녀는 “현실을 짚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어서 제 3자인 나에게 물어보는 사람에게 좋은 소리 하는 것은 입만 아프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고의 남자, 최악의 남자
연애 경험이 많은 임 씨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연애는 없다고 했다. 하나하나 모두 특별하고 그만의 추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그녀 생애 최고의 남자는 대학교 1, 2학년 때 연애했던 소박하고 순진무구한 남자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은 없지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연애. 나이가 들어서는 할 수 없는 그 때의 연애는 그만의 값진 순수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악의 남자는 객관적인 조건은 좋지만 속은 열등감 덩어리인 남자라고 했다. 그녀는 “이런 남자는 자신감의 의미를 잘 모르는 남자”라며 “자신감과 자존심을 헷갈려 주변을 피곤하게 하고 항상 뒤를 돌아보며 후회만 한다”고 말했다.

임 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그녀의 남편이었다. “저희남편이요? 철이 없어요.(웃음)” 천상 남자라는 말이 어울린다는 그녀의 남편을 그녀는 ‘단단하고 바다같은 사람’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삐딱하거나 굴절되지 않고 맑고 곧은 점이 맘에 들어 남편에게 사귄지 4주 만에 청혼을 받고 100일 만에 결혼을 했다. “사실 그 때 어떻게 결혼을 결심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웃던 그녀는 “이런 게 운명인 것 같다”고 흐뭇하게 당시를 추억했다.


사랑하고 싶어하는 헛똑똑이들을 위하여
임 씨의 책을 보면 유난히 그녀가 2, 30대 여자들을 아끼고 공감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녀가 ‘헛똑똑이’라고 일컫는 2, 30대 여성들은 겉으로는 모든 일을 멀쩡하게 때로는 성공적으로 처리하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뒷걸음질 친다. 그녀는 “이는 여성들이 내부에 갖고 있는 가치관과 외부에서 강요되는 가치관이 모순되기 때문”이라며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라고 말했다. 요즘 쓰고 있는 그녀의 첫 소설도 30대 헛똑똑이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여성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임 씨는 여성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20대 대학생들에게 인간관계를 많이 맺고 그 중 특히 연애를 많이 해보라고 말한다. 연애는 여러 가지 인간관계 중에서도 가장 밀접하게 부딪히는 관계다. 연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은 말 그대로 ‘내 맘같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연애를 통해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결코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아요.” 그녀의 말처럼 연애는 자신이 변화해야 타인이 변화 한다는 겸손과 배려를 가르쳐준다. 연애 자체의 행복감 역시 크지만 그것을 통해 얻은 지식은 앞으로의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헛똑똑이들이여, 연애하자. 참고로 임 씨의 말로는 우리학교 남학우들이 최고의 남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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