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위에서 문화를 쓰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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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위에서 문화를 쓰다(1)
  • 김지현
  • 승인 2019.06.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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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힙합, 짧지만 강렬한 역사 속으로
지누션

1970년대 미국, 뉴욕 맨해튼 근처의 브롱스와 할렘 지역은 미국의 대표적인 빈민촌 중 하나로 많은 흑인 청소년들과 이민자의 후손들이 이 근방에 삶의 터를 이루며 살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패션과 민족 전통의 음악, 미술 등을 삶 전반에 녹여낼 수 있었고, 특히 음악에서 흥겹고 리듬감 있는 노래가 큰 인기를 구가했다. 박자에 맞추어 춤추고 엉덩이를 흔드는(hip-hopping), ‘힙합’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힙합 문화의 한 줄기로써 ‘랩’은 힙합 장르 중 가장 대중적인 장르다. 랩은 생각과 감정을 춤과 노래를 통해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스토리 텔링 방식이 음악에 접목하면서 탄생했다. 하지만 랩이 처음부터 오늘날처럼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장르였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랩을 필두로 한 힙합 문화가 본격적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당시 미국 동부와 서부 힙합을 대표하는 두 거장 뮤지션 ‘투팍’과 ‘비기’의 죽음은 세계에 큰 충격을 줬고, 후에 제이 지, 에미넴, 카니예 웨스트 등의 걸출한 래퍼들이 등장해 세계를 주름잡게 된다. 랩 이외에도 청소년들은 유명 힙합 뮤지션들의 패션을 따라 하고 ‘그래비티’로 대표되는 힙합 특유의 그림 예술이 도심 곳곳에 존재하며, 힙합이 클럽의 배경음악에서부터 광고 음악에 등장하기까지, 이제 힙합은 더 이상 비주류의 하위문화가 아닌 엄연한 사회의 주류 문화 중 하나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힙합의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1992년의 미국에서는 힙합음악이 급격히 발전하는 과도기였고, 이 힙합문화의 요소들 중 ‘랩’이라는 요소가 한국 대중음악에 대두됐다. 많은 음악 전문가들을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김성재와 이현도, 이 둘의 그룹 듀스를 그 시작점으로 보고 있다. 그와 더불어 등장한 서태지와 현진영으로 인해 대중들은 당시 충격적이고 신선했던 ‘랩 음악’에 열광했고, 힙합은 신세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부상한다. 1996년 듀스의 해체 이후 주축을 잃은 한국 힙합 음악은 다수의 차세대 주자들로 인해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을 하게 되는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오버그라운드 힙합 음악의 시작이다. 오버그라운드 힙합이란 대중매체에서 방송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MC들의 힙합을 말한다. 듀스 이후 대중적인 오버그라운드의 주자는 지누션이었는데, 이들의 음악은 힙합 장르인데 반해 매우 대중 가요적이라는 지적을 떨칠 수 없었다. 이때 소위 말하는 미국의 정통 힙합을 꺼내 든 혼성 4인조 그룹 업타운이 등장했다. 이들은 PC통신 등에서 동호회를 조직하고, 자신들의 음악 열정을 불태울 공간을 원했다. 이로 인해 지금의 힙합클럽의 메카 ‘신촌’에 최초의 힙합클럽이 만들어졌으며, 이들의 다양한 움직임은 몇 년 후 두각을 드러낸다. 이후 2000년에 들어서 랩 역사상 또 한 번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버벌진트이다. 그가 4wd와 함께 창시한 다음절 라임은 기존의 단음절 라임에만 국한되어왔던 라임 체계를 바꿔 한국 힙합의 발전을 이끌어냈다.

그 도입에서부터 현재까지 한국 힙합은 꾸준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힙합 크루는 아마추어 크루까지 합치면 수 백 개가 넘지만 붓다베이비, 오버클래스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현재 유명 힙합 레이블은 일리네어 레코즈, 저스트 뮤직 등이 있다. 특히 요즘 힙합 유행이 크게 번진 데에는 힙합 오디션이 큰 기여를 했는데 이 프로그램 속 노래들은 음악 차트를 한 동안 점령할 정도로 크게 호응을 받았다. 비록 한국 힙합의 역사가 기간으로 보면 길지는 않지만 짧은 시간 안에 대중들의 마음속에 크고 깊게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한국 힙합은 다양성과 대중성이 모두 보장됐음을 알 수 있다.

김지현 기자 wlguswkd7@, 최우석 기자 paulochoi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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