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대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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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대표할 것인가
  • 황동준
  • 승인 2019.06.1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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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의원들이 집단의 구성원을 얼마나 대표할 수 있는지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이에 대해 대표성 이론은 어떤 후보자가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한다. 사회학적 대표성 이론은 대표자의 배경이 집단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일치할 때 구성원의 이익을 잘 대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현실적으로 대표자와 집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항상 일치될 수 없으므로 대표자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집단의 의견이 잘 반영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정치학자 테오도르 로위에 의해 제기된 사회학적 대표성 이론은 국민은 연령, 직업, 성별 등으로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으므로 국회는 이를 모두 반영하는 사회의 소우주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연령, 직업, 성별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각 집단을 대변할 수 있도록 의원의 비율을 사회와 같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국회의원의 비율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노령화로 인해 젊은 층은 과소 대표되고, 대부분의 국회의원은 정치인 또는 변호사 출신이며, 83%가 남성이다. 이러한 비()비례성으로 인해 실질적인 청년 정책, 여성 정책들이 나오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따라서 사회학적 대표성 이론은 여성 할당제와 같은 제도적 도입을 통해 의회를 사회의 축소형으로 만들어 다양한 유형의 대표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비판하며 등장한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사회학적 대표성은 현실적으로 이루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회의원의 주된 관심사는 재선이기 때문에 의원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일치하는 집단을 대변하기보다 재선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민을 위한 입법 활동과 사업을 진행하여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각 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제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비례대표 의원 또한 지역구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비례대표는 일반적으로 한 번밖에 못 하기 때문에 재선을 희망하는 의원은 당 공천을 받기 위해 당에 충성하게 된다. 결국 각 계층을 대변하기보다는 당론을 더 중시하는 것이다.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근거로 삼아 여성 할당제를 반대한다. 여성 비례의원이 계속해서 증가해왔지만, 이들이 당 공천을 위해 당론을 따르게 되면서 여성 정책은 증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따라서 의정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내려질 경우 재선에 성공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낙선하는 보상과 처벌 구조가 형성될 때 대표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규범적 담론에서 벗어나 현실적 분석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모든 유권자가 의원들의 활동을 예의주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큼의 정치적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대리적 대표성 이론은 현실과 부딪힌다. 반면 사회학적 대표성 이론의 강조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1인당 1표가 주어지는 현재의 소선거구제 아래 소수의 입장은 대변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소수집단을 대변할 대표자가 필요하다. 이처럼 두 이론은 모두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은 같으나 방향에 있어서의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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