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 과연 항상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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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직선제, 과연 항상 옳을까
  • 성호준(인문19)
  • 승인 2019.06.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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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따라서 국민의 뜻대로 국가가 돌아간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정수다. 그리고 그 국민의 뜻을 취합하여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린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수들이 대학의 총장을 직접 선출하는 총장 직선제는 대학 구성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선거가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총장 직선제가 언제나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본인은 이러한 이유에서 총장 직선제의 실시에 반대한다.
 

첫째로 총장 직선제에 의해 총장의 자리에 어울리는 인물이 선발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교수 간의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능력이 총장이라는 자리에 어울리는 능력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보다는, 그 후보자의 정치적인 역량이나 수완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곧 교수 간의 세력 혹은 파벌의 형성으로 이어져, 대학을 누구의 입김이 더 강한지를 다투는 각축장으로 변질시킨다. 학문의 정수이자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교가 일부 교수들의 정치판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총장으로서의 자질을 갖췄으나 그만한 정치력은 갖지 못한 후보자는 자동으로 낙오된다. 이는 결국 대학에 재학하는 학생의 입장은 물론 대학에 재직하는 모든 인물에게 큰 손해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둘째로 총장 직선제가 권력 남용과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국가다. 이는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로 국가의 권력을 분산시켜 어느 한 명이 국가를 주무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총장 직선제의 실시는 이와는 배치되는 일이다. 상술했다시피 총장 직선제는 교수 간의 파벌을 만든다. 만약 어느 인물이 선출되어 그 파벌에 속한 이들이 주요 요직을 꿰차게 된다면 한 집단에게 대학의 권력이 집중되는 꼴이 된다. 마음만 있다면 비리를 저지르고도 외부의 그 누구도 이를 알지조차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마치 대학교를 배양접시 삼아 번식하는 대장균과도 같다. 그리고 그 배양접시를 만든 것이 바로 총장 직선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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