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표 문자발송,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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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문자발송, 이대로 괜찮은가
  • 이지수
  • 승인 2019.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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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는 올해부터 성적표 우편 발송을 폐지하며 그 대안으로 문자 메시지로 성적을 통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가 부모님에게 전달되는 것이 알려지며, 성인인 학생들의 성적을 학교 측이 보고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논란이 일자 6월, 총학생회가 학사지원팀에 관련 사항을 문의해 해당 내용을 도래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을 통해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학사지원팀은 보호자는 자녀의 학생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를 갖는다는 관련 법조문을 제시하며 정당성을 설명했다. 또한 일괄 발송이 아니라, 세인트에 부모님 연락처가 입력돼 있으면 발송에 동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문자를 발송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8월 6일 실제로 성적 문자발송이 이뤄지고 난 후 별도로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부모님께 성적문자가 발송됐다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실제로 본보에서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본교 학우 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2.7%의 학우들이 학교 측이 성적표 문자 발송 동의 여부에 대한 명확한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사지원팀 측은 기존에 공지한 방식에 따라 문자 발송이 이뤄졌으며, 두 달 동안 수정의 기회가 있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학우들과 학교 측의 동의 절차에 대한 인식의 괴리에는 17학번부터 변경된 개인정보 보호법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17학번부터는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부모님 연락처를 학교에서 수집할 수 없어 학생 본인이 직접 입력하지 않는 이상 학교 측에서 부모님께 문자를 발송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이전 학번 학우들은 세인트에 부모님 연락처가 기록돼 있기에 따로 수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문자가 발송된 것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학생들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세인트에 부모님 연락처 등록 여부라는 간접적인 기준으로 동의 여부를 확인하다보니 학우들의 확인 절차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본보의 설문조사에서 90.2%의 학우들이 성적표 문자발송 자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학우들은 “대학생인 만큼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 “온라인에서 확인 가능한 성적을 굳이 비용이 드는 문자로 발송할 이유가 없다”며 현 시스템을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부모님께 경제적 지원을 받는 학생의 경우 부모님께 성적 공지를 할 의무가 있다”며 문자발송 시스템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학사지원팀은 현 시스템에 대한 학우들의 항의보단 성적표 문자를 받지 못한 학부모들의 항의가 압도적이라 오히려 난감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현재 학생들이 학부모 연락처를 입력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성적을 확인할 방도가 없기에 오히려 학교 측은 항의하는 학부모에게 자녀와 상의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8월 6일 1차 발송 이후에도 부모님 연락처를 추가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 학사지원팀은 3차에 걸쳐 성적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문자발송 시스템이 학우들과 학부모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학교 측과 학우들의 충분한 대화의 장이 필요해 보인다. 총학생회 측은 문자발송 시스템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이에 대해서는 따로 학교 측과 논의할 계획이 없지만 동의 절차 변경에 대해서는 학교 측과 상의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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