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의 전당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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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의 전당을 넘어
  • 채민진
  • 승인 2019.09.0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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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미래를 알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현재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과거의 사람들도 겪지 않았을까? 과거에 관한 많은 궁금증을 안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을 재임하신 장상훈 학예연구자를 만나봤다. 

 박물관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옛것을 좋아하는 취향’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일목요연하게 지식과 기록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하는 일에 흥미가 있었다고 한다. 비록 규모와 학문적 깊이 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박물관에서의 일이 과거 자신의 흥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일찍이 발견한 관심사를 좇다보니 자연스럽게 사학과에 진학하게 됐다고.

 그는 전시과의 업무를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 운영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외국 문화를 충분히 이해해야 우리 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에 전시과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외국 문화재를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우리 문화재를 외국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외국 박물관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제대로 전시될 수 있게끔 노력한다. 구체적으로 불법적인 경로가 아닌 경우, 펀딩을 통해 외국에 있는 우리 문화재들이 현지에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전통지도에 조예가 깊은 그에게 전통지도의 가치에 대해 묻자 그는 지도란 ‘공간과 시간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답했다. 기술이 발단한 오늘날 사람들은 전통지도에 이질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는 전근대와 근대의 구분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삶에 대한 의지나 욕망은 영속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역사적 문물을 접하는 것은 곧 과거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고 그 속에서 오늘날 우리의 욕구를 이해할 수 있다는 큰 맥락에서 전통지도를 보는 것은 곧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고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로는 2018년 8월에 진행된 ‘지도예찬’을 꼽았다. 아울러 박물관에서 학예연구관으로 일하며 가장 보람 찬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전시실에 온 관객들이 관심을 가지고 설명을 들어줄 때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공 들여 준비한 전시가 개막하거나 멋진 지도를 구입해서 박물관 소장품으로 확보했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학예연구관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유물에 대한 애정, 관심 그리고 호기심이 가장 근본적으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그다음으로 연구 역량과 전달 능력을 강조했다. 유물의 의미와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연구 역량과 이를 대중들에게 조리있게 말과 글로 전달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도록, 전시실의 패널, 홈페이지의 글이 대중과 유물의 생소한 만남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며 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강 사학이 추구하는 균형 잡힌 사관을 이야기하며 민족문화와 보편문화의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의 확장이 필요하고 세계사적 관점을 가진 박물관이 되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박물관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이 민족사관에 국한된 시각에서 벗어나서 세계 문화 속에서 우리 문화의 위치를 확인할 줄 알아야 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각각 10월과 9월 말까지 진행되는 에트루리아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 전시를 서강학우들에게 추천하며 학생들의 박물관 방문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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