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광장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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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광장의 의미를 묻다
  • 이승현
  • 승인 2019.09.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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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1999-2000)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맞아 광장을 주제로 한 미술관 최초의 3관 통합전시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를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사전적 의미를 넘어 상징적 공간으로 존재해왔던 광장을 중심으로 지난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돌아보겠다는 취지다. 전시는 시대별로 총 3부로 구성되며 그 중 동시대를 다루는 3부가 서울관에서 열린다.

3전시실은 광장을 구성하는 개인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전시실을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건 창문을 응시하고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요코미조 시즈카의 타인(1999-2000)’ 연작이다. 작품은 관람객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떨어져 있는 낯선 사람의 모습을 통해 광장이 타인의 존재를 통해 나, 그리고 우리를 발견하게 되는 공간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송성진의 ‘1평조차(2019)’는 안산 앞바다 갯벌 위에 1평짜리 집을 짓고 그 집을 두 달 동안 온전히 존속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기록물이다. 송성진은 이를 통해 난민, 이주민, 더 나아가 현대인의 불안정한 삶을 그려냈다. 4전시실은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을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날리니 말라니의 판이 뒤집히다(2018)’는 폭력과 재난에 대한 우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이미지를 턴테이블을 통해 회전시키는 상징적인 방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어두운 전시실에서 벽면에 그림자로 투사되는 이미지들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냄과 동시에 국가가 공동체라는 명분으로 가했던 폭력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다채로운 설치미술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동시대에서 광장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게 한다. 나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사색하며 천천히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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