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그 편리함 너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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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그 편리함 너머(2)
  • 김도연
  • 승인 2019.09.3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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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의 시한폭탄 '스몸비족'

대학생 이지수(23) 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신촌역 인근 횡단보도에서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길을 걷다가 오토바이에 치일 뻔한 것이다. 그는 “눈앞에서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데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하는 게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단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스마트폰을 보느라 신호가 바뀐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급하게 뛰어가거나, 뒤에서 차가 오는지도 몰라서 경적소리를 듣고서야 비키곤 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최근 스몸비족과 관련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몸비족이란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좀비에 빗대어 일컫는 말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보행 중 주의분산 실태와 사고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보행 중 주의분산 보행사고로 접수된 사건은 총 6,340건이며 사상자는 6,470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주의분산 보행사고 중 62%는 휴대전화 사용 중에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차량과 충돌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한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스몸비족 문제는 법적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많은 시군구에서 스몸비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다양한 교통시설물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바닥 신호등이 있다. 바닥 신호등은 횡단보도 보행자 통로 바닥에 설치된 LED 신호등으로, 신호대기 중인 보행자들이 발밑에서 신호등 색깔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시설물이다. 이는 지난 3월 경찰청이 ‘바닥형 보행신호등 보조장치 표준지침’을 확정함에 따라 정식 교통안전시설물로 지정됐고, 앞으로 전국에 확대 설치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는 세종대로, 연세대 앞, 남부터미널역 사거리 등에서 바닥 신호등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바닥 신호등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바닥 신호등의 불빛이 낮엔 희미하고 밤엔 눈이 부셔 이용에 불편함이 따르고, 시범 운영 지역의 관리 소홀 문제가 심각하며, 기존의 보행 신호등보다 설치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바닥 신호등 한 쌍을 자체 시범 설치했던 서초구에 따르면 제품가격을 제외한 시공비만 2천여만 원에 달했다. 실질적 도입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대목이다. 

한양대 도시대학원 고준호 교수는 “스몸비 안전사고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다. 바닥 신호등이 보행자에게 분명 경각심을 주긴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 아직 보장된 바가 없는 만큼, 보행 환경개선 보다도 이용자 인식개선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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