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법 어디까지 적용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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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법 어디까지 적용해야할까
  • 채민진
  • 승인 2019.10.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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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후 긴박하게 돌아가는 경찰 사무실. 이때 한 형사가 ‘DNA를 분석한 결과 일치하는 용의자가 있다’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용의자를 특정한다. 범죄 수사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장면이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 과연 경찰은 어떤 법을 근거로 누구의 DNA를 어떻게 확보한 것일까?
이는 ‘DNA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이하(DNA법)을 근거로 한다. DNA법이란 살인, 강간·추행, 마약, 청소년 대상 성범죄 등 11개 종류의 범죄로 구속된 피의자, 보호 구속된 치료감호 대상자와 수형인의 신원 확인 정보를 구강상피세포를 통해 확보하도록 규정한 법이다. 이 법은 조두순과 강호순을 비롯한 흉악범들의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흉악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는 강력한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2010년부터 시행됐다. 
이와 더불어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가 폐지되자 수많은 장기 미제 사건들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이었던 ‘나주 드들강 여고생 살인사건’은 다른 살인 사건으로 수형 중인 수형인과 사건 현장의 DNA가 일치하면서 수사가 재개됐고 공소시효가 폐지된 덕에 사건 발생 16년 만에 피의자는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최근 화제가 된 화성 연쇄 살인의 경우도 발달한 DNA 감식 기술에 DNA법이 뒷받침됐기에 유력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강력범죄 해결에 혁혁한 공을 세운 DNA법에 대해 채취 대상자의 방어권을 규정하지 않아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현재로서는 DNA 채취에 반대한 자의 반론 진술권, 영장 발부 불복절차 등이 정해져 있지 않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면 강제채취를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번 채취된 DNA는 재심에서 무죄나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사망 때까지 보관되기에 신체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같은 헌법적 가치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또한 흉악범죄자들뿐만 아니라 시위나 집회 참가자들도 폭력,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의 이유로 DNA 시료 채취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쌍용차 파업 농성자와 용산참사 철거민들에게 DNA법이 적용됐으며 학내 민주화를 요구하다 특수감금죄를 선고받은 한신대 일부 학생들은 DNA를 채취를 요구받기도 했다. 통계상으로도 2017년 기준 전체 DNA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사건 중 절도·강도 건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으나 구속 피의자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데이터와의 일치율은 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렇듯 재범 가능성과 사건의 경중이 크지 않은 사건까지 법이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헌재의 판결로 법 개정이 올해 안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DNA법은 그 효력을 잃게 되므로 법에 대한 재논의는 불가피하다. 법의 취지와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은 만큼 수용자 채취 기준을 강화하고 채취자의 항변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채민진 기자 nancy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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