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실태조사, 누구를 위한 조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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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 실태조사, 누구를 위한 조사인가
  • 황동준
  • 승인 2019.10.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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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교육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입제도의 개선을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실태조사 시행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 대학은 본교를 비롯해 학종 선발 비율이 높고 특목고·자사고 출신 학생이 많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13개 대학이다. 교육부는 지난 10일까지 각 대학으로부터 최근 4년간 입학한 총 6만여 명의 입시자료를 제출받아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학종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공정성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제출된 자료로부터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해될 수 있는 30여 개의 항목을 살펴볼 예정이다. 고교 등급제 적용 여부, 비교과영역에서 기재 금지된 항목(논문, 교외 수상경력 등)의 포함 여부 등 부모의 힘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정사례가 확인될 경우 해당 대학은 특정감사로 전환된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학종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비교과 영역 폐지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자율활동·동아리 활동·봉사활동·진로 활동과 같은 비교과 영역이 부모의 사회적 지위 또는 경제력에 따라 더 좋은 스펙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취지와는 다르게 대학들은 곤란한 입장이다. 10일까지 4년 치 입시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휴일을 제외하면 준비 기간이 7일밖에 되지 않으며, 수시모집 서류평가로 인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기한 내 제출이 불확실함에도 대학들은 기한연장 요구마저 못 하고 있다. 불성실한 자료 제출은 즉시 특별감사로 전환되다 보니 교육부에 자료제공을 기피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사대상인 대학들은 학종을 확대하라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성실히 시행해온 것인데 정권이 바뀌자 이제 와서 문제 있는 것처럼 여긴다며 불만을 표했다. A 대학의 입학처 관계자는 “실태조사가 수시 서류평가 기간과 겹쳐 수험생에게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못하게 된 것이 사실”이라며, “비교적 비수기에 가까운 내년 3월이었다면 올해 자료까지 제출할 충분한 준비 시간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교육부는 국민들의 요구가 높고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학종 실태조사는 불공정한 사례를 적발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오히려 입시의 공정성과 엄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대학에 가중된 업무 부담이 수험생에게 그대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부의 적절한 지침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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