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 않은 죽음, 변화의 물결 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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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 않은 죽음, 변화의 물결 일어야
  • 박주희
  • 승인 2019.10.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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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 않은 죽음, 변화의 물결 일어야
지난 8월 9일, 60대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폭염 속 지하 1층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사망에 이르렀다. 해당 휴게실은 계단 아래 가건물 형태로 만들어진 곳으로, 매우 비좁았으며 창이나 에어컨도 없었다. 이러한 청소노동자의 처우 및 휴게시설 문제는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청소노동자의 휴게시설 및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과 실태점검 보도자료 배포 후 지난 8월 한달 동안 서울 소재 14개 대학과 3개 빌딩에서 일하는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실 202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지하나 계단 및에 있는 경우가 53.4%로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컨이 없는 휴게실도 35.6%에 달했고, 노동자들이 느끼는 휴게시설 만족도 역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 노동자 휴게실에 대해 ‘만족’, ‘아주 만족’은 30곳이었으나 ‘불만족’ 및 ‘아주 불만족’은 3배가 넘는 94곳에 달했다. 지하주차장 바로 옆에 설치돼 있어 매연, 분진을 그대로 다 마시거나 마땅한 휴게공간이 없어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지난 24일 국회서 개최한 ‘대학 청소 및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증언대회’에서는 대학과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직접 토로했다. 또한 처우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도 대학들은 공간 부족, 재정 부족을 이유로 외면했고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불안과 어·하청 모두 책임지지 않는 구조 탓에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불안한 고용 환경과 이로 인한 부적절한 대우는 본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여론달래기 식 대응과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소극적인 고용노동부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지해 국회에서는 업무환경 내 적정 수준의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률이 추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 9월 11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기존 산안법에 의하면 사업주는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는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와 위반 때 제재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또한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운영 가이드’는 휴게시설은 가급적 지상에 설치하고 전체 면적은 6㎡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으나 권고에만 그쳤다. 개정안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겼을 때의 제재 규정도 담았다. 또한 고용노동부 장관이 휴게시설 운영실태를 확인, 점검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련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 서강대 분회장은 “여성노조 서울지부는 교내 단체 ‘맑음’과 연대해 꾸준히 청소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며 “이번 법률 개정안은 이에 한 발자국 나아가도록 해 긍정적으로 여기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한 대안으로 ‘경희대 모델’이 제기된다. 경희대 모델은 대학 산학 협력단이 지분 100%를 갖는 자회사 ‘케이에코텍’을 만들어 청소노동자 135명을 직접 고용한 방안이다. 이를 통해 어·하청이 아예 분리돼 부적절한 대우를 받았던 노동자들은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을 얻어낼 수 있었다.

박주희 기자 djssl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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