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로 번진 홍콩 시위 지지 운동
상태바
대학가로 번진 홍콩 시위 지지 운동
  • 이승현
  • 승인 2019.11.25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교에 설치된 레넌벽의 모습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에서 홍콩 시민을 응원하는 구조물과 현수막이 게재되고 침묵 행진이 열리는 등 홍콩 시위 지지 운동이 확산되는 추세다.

홍콩 민주화 시위는 지난 6월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추진을 계기로 시작됐다. 송환법은 홍콩 지역에 있는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로 인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다. 홍콩 시민들은 이를 반중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중국으로 압송하는 데 악용할 여지가 있는 법안이라 보고 송환법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이는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 시위로 이어졌다. 대규모 시위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자 홍콩의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 9월 4일 송환법 공식 철회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시위대는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홍콩의 경찰이 최루탄과 실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 시위가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를 ‘테러리즘’이라 규정하며 무력 진압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사상자가 속출함에 따라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시민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국내 대학가의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19일 ‘노동자연대 대학모임’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중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홍콩 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1일, 18일에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홍콩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고 부당한 침묵을 비판하는 침묵 행진이 열렸다. 또한 본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홍콩 시위에 관해 지지를 표명하는 레넌벽 설치가 이뤄졌다. 레넌벽 설치를 추진한 본교 ‘홍콩의 민주화와 함께하는 서강인’의 최유진(경제 17) 학우는 “민주화 탄압에서 촛불혁명으로 이어지는 한국 역사를 기억하는 만큼 누구보다 홍콩의 상황에 공감한다”며 “우리의 연대 행동이 홍콩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연대 이유를 밝혔다.

한편 홍콩 시민과 연대하는 대학가의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의 간의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연세대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현수막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남녀 2명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명지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위에 종이를 덮어 가리다가 지나가던 한국 학생과 시비가 붙어 학생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 밖에도 본교를 포함해 대학가에 게시된 다수의 대자보와 레넌벽이 훼손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며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은 중국은 하나이고 한국인 학생들의 지지 행동은 내정간섭이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생 김지환(23) 씨는 “우리와 다른 역사를 지닌 만큼 생각이 다른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멋대로 대자보를 훼손하는 것은 용인해서는 안 될 비민주적 행위”라며 비판했다.

홍콩 시위를 둘러싼 대학가의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가에 무분별한 반중 감정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단순한 편견 표출보단 정당한 비판이 오가는 대화의 장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