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위반과 불법주차… 위험천만 스쿨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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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위반과 불법주차… 위험천만 스쿨존
  • 김현비
  • 승인 2019.12.0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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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차를 해놓은 모습(좌)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우)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차를 해놓은 모습(좌)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우)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차를 해놓은 모습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정문에서 300미터 이내에 설치되는 구역이다. 이 구역에서는 안전표지, 과속방지 턱 등이 설치돼 있으며 자동차들의 주·정차 및 시속이 제한된다. 그러나 국내에 도입된 지 20년이 더 지났음에도, 여전히 어린이보호구역은 위험천만하다.
기자는 지난 2일 서울시 곳곳의 초등학교들을 찾았다.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문구가 도로 곳곳에 적혀있었고, 제한속도인 30km를 알리는 표지판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자동차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해당 구역에서 속도를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몇몇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성인 보행자도 흠칫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달렸다. 주·정차를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떡하니 있음에도 차를 대놓는 운전자들 역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학교 정문에 차를 주차해둔 운전자 A 씨는 “잠깐 볼일이 있어 차를 대어 놨지만 금방 뺄 생각이었다”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주·정차도 금지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 학교 앞 도로에 주차된 차량은 키가 작은 어린아이들의 시야를 막을 수 있고, 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하교할 1시 반 무렵이 되자 학교보안관과 교통안전지킴이 요원이 횡단보도에서 아이들의 등·하교를 지도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파견한 교통안전지킴이 요원 B 씨는 “몇 달 전 하굣길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늘 등교와 하교를 지도한다”며, “학부모가 자원하는 ‘녹색어머니회’와는 달리 구청에서도 이 같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 측과 구청에서 파견한 인력이 지키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하지 못한 일부 학부모들은 매일같이 아이들을 데리러 온다. 손자를 데리러 나왔다는 C 씨는 “어린이보호구역이 다른 도로에 비해서 안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간혹 아랑곳하지 않는 차들도 있다”며 “아이들은 차를 보지 않고 부주의하게 길을 건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차량들을 전부 통제할 수 없는 이상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부실한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인해 실제로 지난 9월, 충남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9살 고(故) 김민식 군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는 신호등과 안전펜스, 심지어 과속단속카메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사고의 반복을 막기 위해 국회에서는 일명 ‘민식이 법’이 발의됐다. 해당 법안의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의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며, 교통사고로 사망자 발생 시 가해자를 3년 이상의 징역,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게 한다. 법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경찰청 역시 내달부터 어린이보호구역에 경찰관 620명을 추가로 배치하며, 속도제한을 시속 40km로 허용하던 일부 어린이보호구역의 제한속도를 30km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집중 관리 보호구역도 늘어나게 되며, 어린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하교 시간대에는 캠코더 및 이동식 단속 장비를 활용해 20분~30분 단위로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런 법안이 운전자에 과도한 처벌을 부과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린이들은 차들을 보지 않고 부주의하게 도로를 건너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의 원인이 운전만이 아닌 보행자에게도 있는 상황에서조차 엄중한 처벌을 집행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 김민식 군의 상황에서도 가해 차량은 제한속도 시속 23.6km로 운행 중이었으며 어떠한 교통법규도 위반하지 않았다.
이처럼 법안의 개정방안에 있어서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민식이 법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고 있는 이유는, 많은 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 법안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희생자가 발생해야만 허점을 보완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법안 개정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 많은 피해 아동이 발생하기 전에 어린이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어린이보호구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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