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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논문표절 파문, 양심에만 맡겨야 하나
허유경  |  lim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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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1  16: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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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인사들의 논문 표절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대학교 김용찬 교수가 논문 표절을 문제로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스타강사 김미경과 배우 김혜수 역시 석사학위 논문 표절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이번 달에만 5회가 넘는 표절 논란이 학계에서 일어났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2008~2012 대학별 교수 논문 표절 사례 및 조치 결과’ 자료에 따르면 5년 동안 83명의 교수가 논문 표절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이 중 24명은 해임되고 5명은 재임용 취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54명은 서면 경고나 정직 3개월의 경징계 처벌을 받는 것에 그쳤다. 이는 학교마다 징계 기준이 천차만별인 탓이기도 하지만 표절에 너그러운 대학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교과부에 따르면 표절은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내용·결과 등을 정당한 승인 또는 인용 없이 도용하는 행위’로 규정된다. 논문 표절에 대한 판정은 대학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내린다. 교과부가 2008년 마련한 ‘논문표절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6단어 이상 연쇄적으로 표현이 일치하는 경우, 생각의 단위가 되는 명제 또는 데이터가 동일하거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경우 ‘표절’에 해당한다. 남이 만든 표현이나 개념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하거나 연구결과를 조작할 시에는 ‘중한 표절’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과부의 방침은 강제성이 없고 권고사항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 내에 교수들의 논문 표절 여부를 감독, 처벌할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논문 표절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학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눈감아주고 검증을 소홀히 하는 대학도 이에 한몫한다. 따라서 제대로 된 표절 감시 시스템이 마련되기 전에는 연구자들의 양심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교과부는 2007년 마련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작년에 개정하고 국내 연구기관에 연구윤리진실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학별로 이뤄지는 연구윤리 교육은 대학 및 대학원의 학부생들에게만 해당되고, 단과별로 제한적으로 행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표절이 하나의 관행으로 여겨지는 또다른 주요한 원인으로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는 지나친 학벌주의를 들 수 있다. 실제로 야간 대학원과 같은 특수 대학원에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학문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석· 박사 학위, 소위 ‘스펙’을 따기 위한 경우가 많다. ‘석사 학위 정도는 돈 주면 딸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학위에 대한 가치가 저하되는 탓에 연구윤리 의식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논문표절에 대한 처벌이 엄격하다. 미국의 경우 대학 안에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있어 해당대학의 교수가 논문을 발표하면 곧바로 표절 감식에 들어간다. 표절이 확인되면 해임은 물론 그동안 해당 연구자가 발표한 논문 전부가 학계에서 부정된다. 실제로 2011년 미시간 소재의 한 대학 교수가 발표한 논문이 5개월 만에 표절로 드러나 해당교수가 사직한 사례가 있다. 또한 독일의 경우 표절이 적발되면 공직 진출을 공식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올해 독일 교육장관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 표절의혹을 받자 결국 장관직을 사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표절이 적발돼도 너그러운 수준의 처벌이 뒤따를 뿐이다. 표절 논란을 빚었던 공직자들도 대부분 제약 없이 현업에 복귀했다. 학술단체협의회 배성인 운영위원장은 “끊임없는 표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학계가 자정능력을 갖추는 등의 구조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논문에 대한 지도교수의 책임을 높이고 적발 시 받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유경 기자 lim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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