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가는 영화 산업, 작아지는 다양성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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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영화 산업, 작아지는 다양성 영화
  • 박세희
  • 승인 2015.09.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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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극장 협동조합의 밑거름이 된 랩톱 영화제

작년 한 해는 천만 영화가 쏟아져 나온 해였다. 예전에는 천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2013년 말의 변호인부터 시작된 천만 영화의 흥행은 2015년 암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총 관객의 수는 2억 명을 돌파했고,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수 역시 작년보다 6.9% 증가하는 등 영화는 그 인기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1년 극장영화 관람 경험률이 97.5%이며 1년 평균 관람 편수도 약 20편에 달하는 등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와 달리 예술성, 작품성이 뛰어난 소규모 저예산의 다양성 영화는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 배급사가 공급하는 영화가 대부분의 상영관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정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지원 사업안은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기존의 사업은 영진위가 선정한 300~500여 편의 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동안 자율적으로 상영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 사업안은 위탁단체가 선정한 24편의 영화를 매달 2편씩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방식이다. 영진위는 양질의 다양성영화가 안정적으로 상영될 기회를 보장받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사업안을 실시했지만, 영화계는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독립예술영화전용관모임은 이에 대해 지난 6월 호소문을 발표해 영진위의 새로운 사업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영진위 선정 영화의 상영 횟수에 따라 지원금이 산정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극장의 자율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선정된 24편의 영화만 상영해 영화의 다양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에이컷필름 주희 이사는 “선정한 영화를 상영할 경우에만 지원하겠다는 것은 정책이 상영되는 영화를 선별하는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영화의 표현의 자유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도 다양성영화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기 시작했다. 모두를위한극장 공정영화협동조합(이하 모극장 협동조합)은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비극장 상영과 공동체 상영 등을 통해 대안 배급망을 구축해 영화 산업의 독과점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들은 비극장 상영의 일환으로 대형 영화관이 아닌 탁 트인 공간에서 노트북으로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감독과 소통의 시간을 가지는 랩톱 영화제를 열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들은 청년단체 ‘작당모의자’와 함께 소규모 영화도서관 늘씨네를 기획,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정기 상영회를 열어 다양성영화 상영 기회를 늘리는 데 힘쓰고 있다. 모극장 협동조합의 김선미 공동체 배급 담당자는 “모극장 협동조합은 올해 시민인프라와 관객 공동체 구축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 온라인 플랫폼 등을 계획 중”이라며 “이를 통해 영화생태계에서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평균 4.19회로 세계 1위에 육박한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이런 관심에 반해 아직까지도 다양성 영화의 문제점이 남아있는 만큼 영화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이 신속히 해결되길 바란다.
박세희 기자 sandy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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