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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기계발, 이제 읽지 말고 써라
이은화(문화평론가·작가)  |  vhfhfl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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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30  2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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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취업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대학생 84.6%, 직장인 89%가 ‘평소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한다. 여전히 끊이지 않는 청춘들의 숙제, 자기계발.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이란 무엇일까. 자기계발의 사전적 의미는 ‘잠재되어 있는 자신의 슬기나 재능, 사상 따위를 일깨움’이다. 쉽게 말해 우리가 자기계발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잠재되어 있는 내 모습’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를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명사의 강의를 찾아 듣고, 책을 읽고, 멘토를 찾아 나선다. 문제는 이때 자신이 정작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눈에서 가장 빛이 나는지, 평소 타인을 대할 때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지, 자신의 신념과 철학이 무엇인지 등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른 채 그냥 기존의 것들을 따라가기만 한다는 점이다. 결국 무작정 남들이 하는 것을 좇기만 하다 보니 다들 비슷비슷한 자기계발에 시간과 비용을 허비해버린다.
이런 모두에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진정한 자기계발은 바로 ‘내 경험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이다. 쓰는 것은 읽기와 분명 다르다. 읽기는 이미 누군가 펼쳐놓은 활자를 따라가는 것이고 쓰기는 이미 지닌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결코 직업도, 나이도, 가정환경도, 연봉도, 학벌 때문도 아니다. 어떤 직업이든, 어느 연령대이든, 어떤 가정환경이든, 연봉이 얼마든, 학벌이 어떻든 세상의 기준에서 바라볼 때,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가졌다 한들 모두 한 번은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것을 망설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내가 오랜 시간 사람들을 상담하고 코칭하며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정말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것은 딱 하나라는 것. 바로 ‘진짜 나 자신과 마주하기’.
우리는 모두가 갑옷을 입고 있다. 얼굴에 쓰고 있는 가면 정도가 아니라 내 몸 전체를 감싸고 있는 갑옷 말이다. 그 갑옷은 세상의 눈에 맞춘 내 모습이다. 사람들의 삶의 이슈는 언제나 행복이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 행복. 그런데 때로는 이 말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힌 이들의 갑옷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막상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며 스스로를 들여다보았을 때 그들은 깜짝 놀란다. ‘너무 홀가분해요! 맞아요, 사실은 그게 진짜 제 모습이에요. 아 정말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의 감정이 더 몰려온다. ‘아파요.’
자신이 잊고 있던 스스로의 모습은, 대부분 현재와는 차이가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다. 그래서 정말 본래의 기질대로, 자신이 가장 편한 본모습으로 살고 싶다가도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제는 그편이 오히려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본래의 모습이 꼭 어떤 것일 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그것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이기도, 철학적이고 진지한 모습이기도, 자유분방한 영혼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오히려 더 어른스러운 모습, 가벼운 모습, 격식을 차린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다.
진정한 나와 마주하는 자유로움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 아픈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가장 익숙한 것을 따라 다시금 현재의 나로 다시 돌아가려 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이 흘러가는 대로, 그냥 이대로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우리의 삶이 너무 아깝지 않을까.
잊고 있던 진짜 내 모습, 갑옷을 입기 전 어린 시절, 혹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욕망처럼 자리 잡고 있는 나의 가장 진실한 모습과 한 번은 반드시 마주하길 바란다. 그 불편함과 마주할 때 진정한 자기계발은 시작된다. 잠재되어 있는 사상과 재능을 깨워 그것을 더욱 키우고자 한다면, 먼저 내가 누구인지를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글로 나를 표현하는 연습,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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