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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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세상을 바꿀 수 있기를
  •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 승인 2016.11.21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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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8일 <민주공화국 부활을 위한 음악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대한민국의 민낯이 너무 참담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전부터 이 정부는 너무나 많은 적폐를 스스로 쌓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음악인 시국선언을 제안했다. 2009년에도 음악인들은 ‘탐욕과 통제의 시대를 거스르는 대한민국 음악인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함께 준비했던 음악인들과 뜻에 공감한 음악인들이 다시 모였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누구나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글 독스를 통해 시국선언 연명을 받기로 했다. 시국선언문을 함께 다듬고 11월 2일 오후 1시에 구글 독스를 연 다음 페이스북 페이지도 만들었다. 소셜미디어에 알리기 시작했으며 각자 아는 음악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소식을 전했다. 알고도 안하는 건 괜찮지만 혹시라도 몰라서 빠지는 일은 없었으면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하루만에 무려 1,400명의 음악인들이 동참한 것이었다. 2009년의 음악인 시국선언 규모를 하루 만에 넘어서 버렸다. 이유가 뭐였을까? 바로 이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망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미디어의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고, 구글 독스라는 매개체 덕분에 자발적으로 연명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2009년 시국선언 당시에는 구글 독스가 없어 일일이 연락을 해서 의사를 물어야 했다. 생각해보고 상의할 시간이 필요했고,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정치적 의사 표명 역시 손쉽고 빠르게 만들었다.
음악인들의 분위기 역시 많이 달라졌다.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정치적인 의견을 내거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 발표하는 이들은 민중가요/민족음악 진영에 강산에, 신해철 정도뿐이었다. 그랬던 음악인들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달라졌다. 민주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감대가 보편화되었다. 집회 방식도 촛불집회와 문화제로 바뀌면서 민중가요 쪽이 아닌 뮤지션들도 자신의 음악을 거리에서 들려주기 시작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집권 시기에 벌어진 촛불집회는 수많은 음악인들을 거리로 불러냈다. 직접 촛불을 들기도 하고 거리에서 노래하기도 한 음악인들은 더 이상 정치적 의사표명을 특별한 금기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두리반 철거 반대 투쟁, 용산참사 투쟁 등에서 예술 행동이 중요한 투쟁 방식이 되면서 음악인들의 사회 참여는 더욱 확산되었고,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일이 되었다.
 실제로 이제는 주류와 비주류를 가리지 않고 많은 뮤지션들이 사회적 의제에 목소리를 내고 그 현장에서 공연을 한다. 민중가요와는 다른 톤과 방식으로 현실을 담은 노래들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 결과 11월 2일 수요일부터 11월 7일 월요일까지 진행된 음악인 시국선언에는 2,300명이 넘는 음악인들이 동참했다. 2009년 음악인 시국선언의 3배 이상 규모였다. 한국 전통음악, 클래식, 대중음악을 망라했고, 가수/작사가/작곡가/연주가/밴드/제작자/평론가/엔지니어/교수를 포괄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 지역의 음악인들이 고르게 함께 했다.
결국 11월 8일 화요일 오전에 광화문 광장에 서지 않을 수 없었다. 미리 약속한 음악인들 외에도 소식을 듣고 40여 명 이상의 음악인들이 달려왔다. MC 메타, 권진원, 말로, 서영도, 신대철, 윤덕원, 원일, 윤진철, 이재욱, 차승우를 비롯한 음악인들이 함께 노래하고 외쳤다. 광장에서 ‘헌법 제1조’와 ‘나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순간은 아름다웠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언론 취재가 이어졌으며 반응도 뜨거웠다. 하지만 승리의 노래는 아직 울려 퍼지지 않았다. 광장에서 다시 승리의 노래, 기쁨의 노래를 부를 때까지 음악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주 가끔은 노래가 세상을 바꾸는데 눈에 띄는 기여를 하기도 한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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