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후속 조치에 눈물 흘리는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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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후속 조치에 눈물 흘리는 피해자들
  • 김형수 기자
  • 승인 2016.12.0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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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 내 성폭력·성희롱 사건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의 후속 조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 22일 학내 익명 제보 사이트에 컴퓨터공학과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수업을 듣는다는 제보가 올라와 많은 학우가 문제를 제기하는 등 우리 대학 역시 그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현재 본교 학칙 중 ‘성폭력·성희롱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성평등상담실에 이러한 사건이 신고됐을 경우에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소집한 뒤 피신고인의 행위가 성폭력에 해당하는지 그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이후 징계가 필요한 경우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징계와 후속 조치가 결정된다. 한편 각 단과대에서도 학생회 차원에서 가해자에 대한 자체적인 조치를 취한다. 본교 총학생회 회칙 중 ‘대학 학생자치활동 내 성평등을 위한 자치 규약’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경우 성폭력대책위원회가 학생사회에서 자치적으로 구성돼 사건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실제로 물리학과의 경우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2차 가해가 확인되자 학생회 차원에서 가해자의 학과, 학번, 성씨를 공개하고, 학생회원의 자격을 정지하는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성폭력대책위원회는 가해자에게 반성문 작성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같은 미약한 처벌을 내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자치규약을 따른 각 단과대의 대응 역시 법적 대응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이에 학내 징계 사안을 총괄하는 장학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장학위원회에선 행위의 의도와 결과, 반성의 정도 등을 심층적으로 숙의해서 징계의 수위를 결정한다”며 “특히 성 관련 사건의 경우 징계 결과가 당사자들에게만 그치지 않고 상당한 파급력을 지니기에 신중한 조치를 취한다”고 답했다. 또한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엄격한 보안으로 인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가해자에 대한 부적절한 처벌 이외에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역시 문제가 크다. 본교의 ‘성폭력·성희롱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에는 피해자 보호에 대한 조항이 명시돼 있지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진 다음에야 가중 징계가 내려지기 때문이다. 학우들은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성평등상담실 측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서강 공동체 수 만 명 구성원의 성폭력 문제와 2차 피해를 모두 방지하기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부족한 점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해명했다.
교내에서 아무리 가해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더라도 본질적으로 대학가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성희롱 사건은 법적인 처벌이 아닌 학생사회 내에서 자치적으로 처벌이 된다는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다. 교내 성희롱·폭력 사건은 절대 가벼이 여겨져서는 안되며 죄에 대한 합당한 대응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후속 조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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