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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청춘을 위로하는 달에서 온 노래
김한빛  |  hanvit1259@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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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2  01: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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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군인에서 음식점 웨이터, 싱어송라이터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이 여기 있다. ‘비행운’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가수 ‘문문’이 그 주인공이다. 몸은 컸지만 마음은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어른이’의 삶이 안타까워 삶에 지친 청춘을 위로하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멀고 먼 길을 돌아 문문이 되기까지

평범한 한 청년이 가수가 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뒤따랐다. 고등학교 시절 음악에 뜻을 품고 실용음악과 진학, 기획사 오디션 등 여러 가지를 준비했지만 거듭된 낙방과 집안 사정으로 포기했다고.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 군인의 길을 택했지만 반복되는 삶에 권태를 느낀 그는 더 늦기 전에 가수의 꿈을 다시 펼쳐보기로 결심했다.
처음부터 솔로 데뷔를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2015년 밴드 ‘저수지의 딸들’을 시작했지만 멤버들의 입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황은 그에게 압박으로 다가와 음악 생활에 대한 회의를 안겨줬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다는 조바심에 괴로웠다고. 20대의 끝에 서서 지금이 자신의 청춘을 기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밴드를 그만두고 2016년 7월 솔로로 데뷔했다. 가수 문문의 시작이었다. 문문이라는 이름의 뜻을 묻자 그는 “지구에는 좋은 노래가 많아 달로 가서 노래한다는 뜻이에요. ‘왜 이렇게 좋은 노래가 많은 거야’하는 일종의 투정이죠.”라며 웃어 보였다.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듣고 좋아해 줄지 확신이 없어 지은 이름이기도 하다고.
그의 노래 ‘비행운’이 유명해지게 된 과정도 극적이다. 우연히 일하는 중식점에 찾아온 가수 아이유에게 들려준 곡을 그녀가 라디오에 출연해 소개하면서 입소문을 타게 된 것이기 때문. 타이틀곡도 아니었던 비행운을 특별히 들려준 이유가 있냐는 물음에 그는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답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며 성공한 아이유가 선망의 대상이면서도 그 이면에 자리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비행운은 현실에 대한 한탄을 한숨처럼 내뱉은 곡이에요.” 성공한 가수의 이면에 있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건네준 곡 하나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그 ‘문’을 열다

문문의 노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담백한 노래’다. 특정 장르의 틀에 박히기보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다만 그 표현 방식과는 무관하게 속에 담긴 이야기는 솔직하고 꾸밈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노래하는 음악의 장르를 정의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런 질문이 가장 어렵다며 장르의 구분 없이 노래에 담긴 이야기에 집중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영감의 보고는 외부의 어떤 것이라기보다 그의 삶 자체다. “제가 보고 듣고 느낀 것, 살아온 이야기를 담아요. 저 자신이 제 뮤즈인 셈이죠.” 살아가는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어 소재가 끊이지 않는다고. 덕분에 다른 예술가들이 흔히 겪는 소재와의 싸움으로 힘든 일이 없어 음악 활동 자체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따라오는 왜곡과 과장된 소문들이다. 입장을 대변하고 해명해 줄 소속사가 없어 적극적인 해명도 어렵기 때문에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고.
뮤지션으로서의 신조를 묻자 어쭙잖은 사랑 노래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그런 그의 노력을 보여주듯 그의 노래에는 흔한 사랑과 이별이 없다. 트랙 리스트를 채우고 있는 것은 그의 삶의 궤적이다. 사랑을 소재로 하더라도 그의 곡 ‘애월’이나 ‘미술관’이 그러하듯 남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사랑의 시작과 끝 그 사이, 연인의 권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묻자 그는 데뷔곡 ‘Roach’라고 답했다. 자신을 바퀴벌레에 비유하는 다소 우울한 곡이지만 그 당시의 자신의 느낀 점을 진솔하게 담았다고.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지금 이 곡을 썼다면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그 당시의 저는 정말 제가 바퀴벌레처럼 느껴졌어요. 어찌 보면 제 초심이자 첫째 아들인 셈이죠.” 

어른이가 어른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현상 유지’가 목표라고 답했다. 발전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퇴보한다는 평가는 듣고 싶지 않다고. “지금 제가 받는 평가가 나중에 보니 거품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슬플 것 같아요.” 운이 좋게도 자신이 하는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열풍이 끝나더라도 한결같은 음악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롤 모델은 검정치마다.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그의 음악을 들으면 욕심을 버리고 가벼워지는 것 같아 즐겨 들었는데,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닮고 싶은 가수로 자리 잡았다고. 그는 지금까지도 음악으로 삶의 궤적을 그려온 만큼 앞으로도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곡에 담고 싶다고 말한다. 가볍게는 미세먼지와 같은 일상에서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까지, 고향인 충청북도에서 서울에 올라와 4년 동안 살면서 느낀 것들을 일종의 단편집에 담을 예정이라 한다. 
자신의 삶을 노래하지만 궁극적으로 음악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지친 청춘에 대한 위로이다. “요즘 청춘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잖아요.” 여러 가지 걱정에 하루가 힘들고 지친 청춘이 자신의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무작정 힘낼 것을 종용하기보단 ‘힘들 땐 울어, 하지만 너보다 힘든 사람도 살아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고. 이어 대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부탁한 기자에게 그는 “다른 사람의 삶을 내가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학업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 걱정하기보다는 더 늦기 전에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라”고 조언했다.
청춘의 끝자락에 서서 청년을 위로하는 노래를 하는 가수 문문. 오늘 하루가 힘들고 지쳤다면,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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