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닥다리’를 창조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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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닥다리’를 창조해내다
  • 구호정
  • 승인 2017.10.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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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그만 뷰파인더, 3일의 인화 과정, 24장이라는 한정된 사진 장수까지 온갖 불편한 일 회용 카메라의 모습을 재현한 애플리케이션 ‘구닥(Gudak)’이 인기다. 이를 만든 회사 ‘스 크루바(screw bar)’는 ‘screw(엉망진창으로 만들다)’와 ‘screwbar(조립식 나사못)’의 합성어이며 ‘기존 틀을 깨고 재정립한다’는 뜻으로 강상훈 대표의 삶의 신조를 그대로 보 여주는 회사명이다. 20대들의 아날로그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 강상훈 대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화가가 되고 싶던 청년
“학창시절에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며 자 신의 어린 시절을 소개한 강 대표는 탄탄한 배경이나 준비 없이 뉴욕의 명문대학을 졸 업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미국의 고 모네 집에 머무르며 생활하다가 한 예술대 학을 소개받았는데 재학생 모두에게 장학 금을 지원한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다고. 게 다가 자세히 알아보니 그곳은 예술계에서 명문으로 통하는 ‘쿠퍼유니언’이라는 점에 서 입학을 결심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학비 부담은 없었지만 기숙사를 비롯해 그 외의 생활비는 모두 직접 벌어야 했기 때문 에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사람들과 지낼 때 도 그들과의 문화 차이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곤한 경우도 많았다. 지친 나날 속에서 그에게 힘이 돼준 곳은 학교였다. “현대미술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분이 앞에서 수업하고 계신 적도 있었고 김발을 이용해 독특한 수업을 진행하신 교수님도 기억에 남는다”며 그는 쿠퍼유니언에서의 보람찼던 나날을 회상했다.

졸업 이후 강 대표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아트필 유학 미술학원의 원장으로 부임했 다. 그는 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남겨주기 위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 드’ 출전을 계획했다. 처음 진행하는 프로젝 트라 학원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자 직접 사 비를 들여 일을 추진했다고. 그의 이러한 실 험정신은 비록 수상 기록으로는 빛을 발하 지 못했지만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과 꿈 에 대한 열정을 안겨주는 기회가 됐다. 

'구닥(Gudak)'은 시작에 불과하다
강 대표는 기자에게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테슬라모터스의 CEO 엘론 머스크를 아는지 물으며 그의 삶이 본인과 스크루바(screwbar)가 추구하는 바와 같 다고 밝혔다. 엘론이 보여주는 선구자적인 모습과 인류의 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 그 리고 주변인들의 만류나 선입견을 뒤집어 버리는 사고방식을 닮고 싶다고. 이러한 가 치관 속에서 평소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을 구상하며 주변에서 자문하던 그가 실제 행 동을 시작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의 모험정신은 ‘구닥(Gudak)’ 앱의 성 공적 출시로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 앱은 스 크루바의 마지막 종착지가 아닌 포트폴리오 속 한 장에 불과하다. 강 대표는 “사실상 스크루바의 최종 목표는 소프트웨어 관련 개 발에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고 스크루바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한 증빙 자료 중 하나가 구닥이 라고. 앱 출시 초기에는 개발자들조차 이 상 품의 성공을 자신하진 못했다고 후문을 전 했다. 오히려 장난감 같다는 부정적인 시각 이 있었을 뿐이었다. 강 대표와 팀원들은 소 비자에게 ‘불편함’을 선사한다는 흥미로운 콘셉트 하나만을 믿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하루하루가 설레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서 지치지 않습니다.” 뜻밖의 성공 후 강 대표와 팀원들은 곧바로 다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스크루바의 직원들은 각자 다른 본업이 있는 상태기 때문에 그들에게 이 일은 ‘놀이’이자 ‘여가생활’이다. 또한 그 들은 전부 내로라하는 열정을 지녔다. 강 대 표의 팀원 선발 기준이 자발성, 적극성, 인성 인 만큼 본인이 알고 있는 범위 내의 과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항상 공부하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배워가며 해 결책을 마련해낸다고.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라
성공한 기업의 대표로서 청년들의 스타트 업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먼 저 “조급해 하지 말라”고 전했다. 누구나 겪는 실패는 강 대표에게도 있었기 때문이다. “스크루바의 첫 프로젝트는 ‘웨어러블 컵홀 더’였어요. 시판을 위한 준비 과정 중에 차질 이 생겨 끝내 빛을 보지 못해 아쉬웠죠.” 그 는 창업에 대한 고민으로 8년이란 세월을 보 냈다. 팀원을 구성하는 것도 시간이 필요했 고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것도 생각처 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결코 부질없지 않았고 현재에 이르게 됐다.

그는 엘론 머스크의 사례를 다시 강조하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은 기성 외국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과 같이 유행만을 따 르는 것은 이윤 추구 외에 다른 목적성을 띠 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에게 “소비 자가 사용해보지 않는 것을 고안해내라”고 조언했다. 이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 쩌면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로 연결되기 도 한다고. 강 대표는 “세상에 없는 것을 창 조해내는 일은 거창한 표현이지만 인류를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언젠가 스크루바 팀원들과 함께 ‘베이컨 아이스크림’을 먹은 적이 있어요.” 비록 맛은 기대 이하였지만 이에 상관없이 이 가 게의 마케팅 전략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베이컨과 아 이스크림이라는 생소한 조합 그리고 특별 한 경험의 선사, 그 자체가 이 상품이 가지는 큰 매력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체험 이후 할 이야기가 많은 상품은 그 자체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구닥 도 마찬가지로 기존 카메라 앱과의 차별화 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마지막 까지 그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성공적인 창업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스크루바는 현재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구닥의 발전 방향도 논의해야 하고 이전부 터 계획하던 소프트웨어 산업과 SNS 관련 개발 사업 추진도 고려 중이다. 하지만 이 바 쁨은 강 대표와 팀원들에게 반가운 기회다. 조만간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이들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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