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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과 반납으로 퇴색된 간부장학금의 의미
김수련  |  klily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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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5  19: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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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단체의 일원인 서강이는 “성적장학금과 간부장학금의 이중수혜가 안 되니, 두 장학금을 모두 받기 위해 명의를 빌려달라”는 선배의 연락을 받았다. 서강이는 학칙을 어기는 것이라 망설였지만 “매해 그렇게 해왔다”는 선배의 말에 결국 장학금을 대리수령 했다.

이처럼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서 간부장학금 수령 시 옳지 못한 방법을 통해 이익을 취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주로 명의 차용과 장학금 반납의 두 가지 형태로 발생한다. 명의 차용의 경우 장학금을 이중수혜 할 수 없다는 학칙 때문에 발생한다. 총학생회 간부, 동아리 회장 등에게 학교에서 보상차원으로 지급하는 장학금과 성적 장학금 등 다른 명목의 장학금을 동시에 수혜할 수 없는 것이 대표적 예시이다. 또한 간부 몇 명에게만 개인 통장을 통해 지급되는 장학금을 다시 동아리나 학생회 전체를 위해 내놓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난다. 부족한 동아리나 학생회 운영 예산을 메꾸기 위해 개인이 받는 장학금을 다시 자신이 속한 동아리나 학생회 계좌로 반납하는 것이 관례가 돼버린 것이다.

본보가 전국 4년제 대학생 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간부장학금의 명의 차용이나 반납 문제가 주변에서 일어났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43%였다. 심지어 간부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14%는 자신이 직접 장학금 수령을 위한 명의 차용에 연루되거나 장학금을 반납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명의 차용과 장학금 반납은 대학마다 장학금 환수와 관련 학생 징계 등 구체적 지침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심각한 학칙 위반 사례이다. 특히 명의 차용 문제의 경우 명백한 위법 사안으로, 학교 차원에서 장학금 지급에 어려움을 주었다는 명목으로 명의를 빌려준 학생과 차용한 학생 모두를 사법처리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부터 암암리에 성행했다는 점, 주로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강요한다는 점 등에서 문제의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더불어 피해를 당한 학생이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학교 차원에서의 조사와 징계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도 해결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동아리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익명의 대학생은 “대부분의 동아리나 학생회 구조가 매우 폐쇄적이다”며 “신고 이후에 받게 될 보복이나 내부 고발자의 낙인이 두려워 피해를 당해도 적극으로 신고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다수의 전문가는 대학의 이중수혜 금지 규정과 적은 액수의 동아리 및 학생회 활동 보조금 역시 문제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수혜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만든 이중수혜 금지 규정이 성격이 전혀 다른 종류의 장학금의 수혜까지 막아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앞선 예시처럼 수고에 대한 보상 명목으로 주어지는 간부 장학금과 성적 장학금은 다른 차원의 것인데, 이중수혜를 금지하니 이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 등장했다는 해석이다. 또한 활동보조금의 경우 단체의 인원과 규모, 특성과는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같은 금액을 지원하다보니, 일부 동아리나 학생회에서 부족한 예산을 대표자의 장학금으로 메꾸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는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임희성 연구원은 “학생들 내부의 갈등으로 볼 것이 아니라, 문제를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대학에서 학내 단체의 예산을 합리적인 수준까지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간부장학금의 명의 차용과 반납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중수혜 금지 규정에 대한 재고와 학내 단체 지원금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학생들 스스로도 폐쇄적인 동아리 구조 개혁과 예산 사용 내역을 밝히기 등 관행 타파와 투명성 확보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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