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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꽃 피우는 젊은 발걸음
정수아 기자  |  sooahh@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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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8  12: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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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구로시장 영플라자 내부 모습

과거 재래시장은 남녀노소 모두의 문화 공간으로 그 지역의 번화가를 나타내는 이정표였지만 대형마트의 등장과 상인들의 고령화로 위기를 맞아 사람들의 발길이 하나둘 끊겨갔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는 청년 상인이 모여들면서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로 잘 알려진 전주의 청년몰을 비롯해 곳곳에 청년 시장이 생겨나 젊은 고객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쇠퇴의 길을 걷던 구미의 선산봉황시장은 20명의 청년 상인이 입주한 결과 60여 명에 불과했던 일평균 방문객 수가 예전 대비 50~80% 늘어나 주말엔 500명에 이르게 됐다.
지난 11일 기자는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구로시장 영플라자를 방문했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에서 내리면 만날 수 있는 구로시장 떡볶이 골목 근처에 위치한 이곳엔 마치 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예스러운 입구가 반겨준다. 각각의 특색 있는 간판만큼 다양한 상점들과 인디 뮤지션들이 공연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 정겨운 음식 냄새와 함께 사람들을 맞아주고 있다. 오락기와 달고나 기구가 눈에 띄는 가게 ‘추억점빵’은 과거의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수제 바게트 샌드위치와 스몰비어를 파는 ‘Take Eat Easy’, 전통 하와이언 새우 요리로 유명한 ‘하와이앤쉬림프’ 등 이색적인 음식점들이 젊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거리는 형형색색의 벽화와 아기자기한 안내판,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2, 30대들이 사진을 찍고 즐기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20대 방문객 이예지 씨는 “어렸을 적 일기장에서 봤던 도장 문양과 함께 철문에 그려진 ‘참! 잘 왔어요’와 같은 문구에서 청년들만의 재치가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1970년대 구로공단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구로시장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사람들이 모두 떠나 굳게 닫힌 철문만이 남아있었다. 잇단 화재 때문에 우범지대로 전락해 사람의 온기가 남지 않은 구로시장에 변화를 몰고 온 것은 다름 아닌 청년 상인이었다. 지난 2015년 구로구청이 청년사업단을 모집해 저렴하게 시장의 빈 곳을 제공하면서 16개의 상점이 입점해 모두 새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이 같은 청년 시장의 활성화에는 중소기업청에서 2015년부터 월세와 창업비용 일부를 지원한 ‘청년상인 창업지원’도 있다. 첫 사업에 지원한 전국 총 20개 시장 218개의 점포 중 현재 78%가 유지되고 있고 올해도 남대문시장, 수유시장 등 시장 16곳에서 청년 상인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청년 시장이 마냥 장밋빛 미래만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대전의 시장 두 곳에서는 청년 상인들의 점포가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대부분 문을 닫았다. 사전 준비가 철저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시행해 사후관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을 받은 청년 상인들의 생존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는 실패 사례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기존 시장들과는 차별화되는 전략을 내세우는 청년 상인들의 노력도 해결책 중 하나다. 최현호 구로시장청년사업단장은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포장 음식과 주전부리 등으로 젊은 세대의 식생활을 맞췄다”며 “특유의 복고적인 분위기와 젊은 느낌을 결합해 고유한 문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켜켜이 묵은 시간을 뒤로 한 채 시장들은 청춘들의 열정으로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시장통’이라는 말처럼 시끄럽고 북적거리던 시장의 옛 모습을 되찾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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