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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슈슈는 내 모든 것이 아니었다
구호정  |  hojeong46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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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30  15: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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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유이치가 초록빛 들판 한가운데에서 릴리 슈슈의 음악을 듣는 장면
   
 

 
   
 

     
 

 

 

 

 

 

 

 

흔히 청소년기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세계,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다소 단순한 정의가 내려진다. 하지만 어른들이 그들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유가 10대의 어리숙함 때문일까? 관객들은 이와이 슌지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통해 비로소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게 된다. 13살 유이치는 가수 릴리 슈슈의 음악을 들으며 현실의 고통을 치유하고 릴리를 좋아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현실 속 내성적 모습과 달리 당당하게 사람들과 소통한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떠난 오 키나와 여행에서 그의 친구 호시노는 물에 빠져 죽을 위기를 겪고 이후 영화의 분위기는 반전된다. 새 학기가 되자 호시노는 갑자기 유이치를 비롯한 친구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또한 여학생 츠다를 성폭행한 후 이를 찍은 영상을 빌미로 그에게 강제로 원조 교제를 시킨다. 결국 츠다는 자살을 택하게 되고 유이치는 우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현실에 좌절할수록 릴리의 음악에 집착한다. 어느 날 공연장의 줄을 서던 중, 호시노가 표를 빼앗고 자신이 커뮤니티에서 유이치와 다정하게 교감했던 ‘푸른 고양이’임을 밝히자 충격과 배신감에 빠진 유이치는 릴리가 나타났다는 거짓말로 인파 를 몰고 그 틈에 그를 칼로 찌른다. 그리고 영화는 유이치가 초록빛 들판 한가운데에서 릴리의 음악을 듣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유독 인상적이었던 이 푸른 들판이 바로 잔인한 현실을 잊게 해주는 그의 유일한 해방구였다.


10대는 어른과 아이 사이, 애매하면서도 가장 생각이 많은 시기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하소연하기보다 그 속에서 홀로 고민 하는 그들에게 어른들은 깊은 관심을 보이 지 않는다. 작품을 통해 이와이 슌지는 단 순한 듯 보이지만 문제적인 현상을 청소년들에게 닥친 잔혹한 현실과 이에 대한 그 들만의 대처를 보여줌으로써 풀어낸다. 한편 작품의 영상미는 우울한 현실과 대비될 만큼 아름답다. 조명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광만으로 촬영한 결과 독특한 영상미가 탄생했으며 디지털 촬영기법을 도입해 작품에 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영상과 더불어 영화의 음악도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인상주의 음악가 드뷔시의 선율이 영화 전반의 흐름을 압도하며 모호한 화성과 박자, 비정형적 분위기가 영화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영화의 특이한 점은 감독이 사전에 직접 시나리오를 사이트에 올려 이후 달린 댓글을 모아 만든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는 인터넷 세계와 현실을 오가며 나타나고 그 사이의 이질감과 한편으로 나타나는 동질감이 관객으로 하여금 청소년기 때의 감정의 소용돌이와 그 속의 고요함을 느끼게 한다.

디지털 시대에 사는 아이들, 감독은 이들의 가벼운 소통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외로움을 그들의 성장기의 어두운 면모에 결부 시킨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통해 어른이 되기 전 우리가 겪었던 혼란을 스스럼없 이 대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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