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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룩을 지우는 목소리, 미투
정수아 기자  |  sooahh@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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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4  23: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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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5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연극뮤지컬관람객 위드유’ 집회가 열렸다.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에서 겪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촉발된 ‘미투’ 운동이 사회 각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투 운동은 문화 예술계를 중심으로 대학가에까지 번지며 사회적 이목을 끌고 있다. 
미투 운동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나도 그렇다’라는 뜻을 가진 ‘#MeToo’ 해시태그를 이용해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는 캠페인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을 계기로 시작돼 성폭력 피해자들이 이제는 자책하며 내부적으로 곪길 거부하고 자신의 상처를 공유함으로써 치유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성범죄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만연한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나아가 이는 사회적 차원의 문제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그동안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구조적 문제로 성범죄가 쉬이 묵인됐던 문화 예술계를 선두로 하여 활발히 전개되는 추세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발표한 시 ‘괴물’로 원로 시인 고은의 상습적 성추행을 정면으로 폭로한 것에 이어 지난 27일 추가 고발문을 공개해 큰 화제가 됐다. 또한 지난달 14일 이윤택 연극 연출가의 성폭력 가해 사실이 고발됨에 따라 연극계 유명 배우들의 성추문도 연일 폭로돼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이처럼 미투 운동을 통해 형성되는 유의미한 가치공동체는 운동에 참여해도 어떠한 불편이나 불이익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함을 통해 더욱 확산될 수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여론은 74.8%에 달하며 미투 운동을 하는 이들과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미의 ‘#With You’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난 25일 대학로에서는 SNS를 통해 모인 연극 관객들이 미투 운동에 지지를 표명하는 ‘연극뮤지컬관객 위드유’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른 최근 대학가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대학가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내부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 지난 1월 12일 신촌에서는 ‘우롱 센텐스 : 문단 내 성폭력 고발 후 1년, 당신의 문법은 어디에 근거합니까?’ 좌담회가 개최돼 각지의 문예창작학과 대학생들이 모여 문단 내 성폭력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연대하는 공론장이 마련됐다. 우롱센텐스 운영진 정민재 씨는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자리를 지키고 연대하고 있다는 감각과 경험은 우리 모두에게 용기가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성폭력 경험을 털어놓은 피해자들을 조롱거리로 여기는 이들로 인해 미투 운동의 의미가 무색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피해 여성들을 향한 모욕이나 이른바 ‘꽃뱀 프레임’ 등 고발을 통해 개인적 이익을 얻어내려고 하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왜곡이 행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2차 가해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성폭력 피해자를 어떻게 대해왔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서, 이런 분위기는 어렵게 용기를 낸 이들을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따른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김혜경 교수는 “고발자가 사회적 약자이며 대안적 가치가 아직 사회적 중심 가치로서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섹슈얼리티의 온전성인 경우 고발의 행위와 가치는 폄하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을 권력을 표출할 수 있는 용이한 영역으로 활용해온 한국 사회에서 미투 운동으로 나아가는 성평등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공감과 참여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이제야 조금씩 낼 수 있게 된 많은 이들의 용기 어린 목소리가 한데 모인 만큼 우리 사회는 이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더욱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하루 빨리 자리 잡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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