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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의 손으로 실추된 명예
구호정  |  hojeong46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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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1  21: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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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양대학교의 한 남학생이 자교와 타대 여학생 16명의 사진을 음란 물에 합성해 SNS상에 유포한 혐의로 수사 망에 올랐다. 사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피해자들은 모임을 결성해 직접 대응에 나 서기도 했다. 이후 해당 가해 학생은 퇴학 처 분을 받았다.

최근 대학가에서는 지인의 얼굴을 음란 물에 합성해 유포하는 소위 ‘지인 능욕’에 이 어 헤어진 연인의 성적인 사진이나 동영상을 유포하는 이른바 ‘리벤지 포르노(revenge porno)’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는 구체적 으로는 금전을 요구하거나 이별을 빌미로 협 박하기 위해 사용되는 성적인 사진, 영상 콘 텐츠를 가리킨다. 이는 주로 SNS와 같은 개 방적인 공간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히 연인간의 개인적인 갈등에 그치지 않으 며 한 사람의 명예와 사생활에 치명상을 입 히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사이버 성폭력 은 지난달 18일 기준 6,470건이 발생했으며 2012년과 비교해 2.7배 증가했다. 또한 지난 해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사이버 성폭 력 피해자 지원 시범사원’ 결과 사이버 성폭 력 피해 유형 중 영상 유포가 31%로 1위에 올 랐으며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도 전 애인이 27%로 불상(익명)을 제외하고 1위를 기록했 다. 이와 같은 사이버 성폭력은 정작 피해자 는 피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SNS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기에 영상을 삭제하거나 막는 것이 어렵다. 심지 어 최근에는 이렇게 유포된 영상을 성매매 광고에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며 피해자들 은 불법 성매매에 더욱 고통받고 있는 실정 이다.

그러나 날로 진화하는 사이버 성폭력에 도 불구하고 이를 처벌하기 위한 법은 제자 리인 상태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촬영 물 유포 행위만 처벌 대상이며 파일을 내려 받거나 보유한 경우는 위법에 해당하지 않 아 이들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법의 사각지대는 이뿐만 아니다. 성폭력처벌법은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만 명시하고 있 어 피해자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강제 적으로 빼앗긴 경우 촬영물 유포자를 처벌 할 수 없다. 이미 촬영된 사진 및 영상을 재 촬영한 경우도 처벌 대상에 속하지 않는다. 법률사무소 지원 박철환 변호사는 “성폭력 처벌법에서는 피촬영자의 성적수치심 보호 에 법익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에 대해서는 처벌하기 곤 란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 는 리벤지 포르노라는 명칭 자체에 대한 지 적도 제기되고 있다. 복수를 뜻하는 리벤지 라는 표현이 자칫 피해자가 보복을 유발할 만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모종의 인식을 심 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날이 커지는 심각성에 이를 해결하려 는 움직임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전까지 영 상 유포 피해자가 한 달에 최고 수천만 원까 지 부담하며 직접 영상을 삭제해야 했으나 지난해 말 개정안이 통과되며 피해자는 정 부로부터 영상물 삭제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며 관련 비용은 유포자에게 부 과됐다.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유승희 의원실의 황훈형 보좌관은 “유 의원이 발의한 불법 성관계 영상물 등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 안도 현재 통과 심사 중이다”고 전했다. 경 찰 측에서도 지난 6일 사이버 성폭력 수사팀 을 발대해 리벤지 포르노 유포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했으며 여성 피해자를 배려해 각 팀에 여성 경찰관을 1명 이상 배치했다. 또한 애플, 페이스북 등 IT 기업들도 리벤지 포르 노 등 불법 게시글에 대응해 얼굴 인식 기능 을 도입하고 있다. 등록된 얼굴이 등장하는 사진, 영상이 게시될 때마다 본인이 알 수 있 도록 하는 것이다.

리벤지 포르노를 잠재우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해법은 우리 모두의 관심이다. 리벤 지 포르노의 심각성을 발단으로 시작된 해 결의 움직임이 확대돼 사이버 성폭력이 사라 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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