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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길을 걸으며 ‘진짜’를 창조하다원빈나 '라엘' 공동 창업자 / 최고제품책임자
유은영  |  gloriayu@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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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3  17: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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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라엘
작년 여성들의 삶과 연결된 생리대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되며 순면 생리대, 천연 생리대 등 안전한 제품들을 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한 듯 한발 앞서 유기농 여성용품 개발에 몰두한 사람이 있다. 출시 6개월 만에 연 매출 20억 원을 기록하고 아마존 유기농 생리대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유기농 여성용품 회사 ‘라엘’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한 원빈나 최고제품책임자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평범한 회사원에서 여성용품 창업을 꿈꾸다
원 대표는 스스로를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라 소개했다. 미술도 좋아했기 때문에 디자이너나 건축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건축설계를 전공하게 됐다. “건축물을 구상하기 위해선 지형과 문화, 날씨 등 복합적인 사고방식이 필요해요. 다방면을 담고 있는 학문이거든요. 그래서 밤낮없이 과제에 매달렸어요. 집에 일주일 동안 못 들어간 적도 많았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졸업 후에 생활도 대학 시절과 다르지 않았다. TV 광고의 제품 디자이너, 공간 기획 디자이너, 박물관 전시 디렉터 등으로 활동하며 7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렸다. “일은 재밌고 안정적이었지만 점차 제가 지쳐가는 것을 느꼈어요. 조직 속에 맞춰가는 삶을 벗어나 자신에게 쉼표를 주고 싶었죠.” 이후 그는 바쁜 직장 생활을 접고 무작정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우연한 기회로 캘리포니아의 디자인 회사에 근무하며 미국에 거주하게 된 원 대표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지금처럼 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구매대행 전자상거래를 애용했어요. 그러면서 혼자 제품을 팔아 보기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재미를 느꼈죠.” 이후 원 대표는 미국에는 없는 한국의 좋은 제품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처음에 그는 유기농 면으로 만든 아기 옷이나 여자 속옷을 다루기 시작하다가 가장 반응이 좋은 생리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당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여 상품을 판 경험은 이베이나 아마존 등 미국 온라인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6개월 만에 아마존 판매 1위를 달성한 ‘라엘’이 되기까지
여성용품 브랜드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자 “유학 생활한 경험이 정말 컸어요. 미국에서 생리대로 인해 많이 불편했거든요”라고 대답했다. 미국에서 생리대는 오프라인으로 판매되며 독점기업 P&G 제품에 한정돼 종류와 크기도 한국보다 다양하지 못한 편이다. 또한 P&G 제품에는 타이어, 아세톤 등 유해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지만, 대형 공기업이기 때문에 불매운동이 잠시 벌어져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한국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올 때 생리대를 트렁크 전체에 다 담아 오기도 해요. 한국 제품이 더 좋거든요. 저도 비싸도 무조건 한국 마트에서 샀어요”라며 미국 시장에서 생리대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가 창업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현실적 사업으로 구체화하게 된 계기는 바로 아네스 안 작가와 만남이었다. 미국 회사에서 다수의 여성계발서를 낸 아네스 안 작가와 인연을 맺은 뒤 두 사람은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다는 서로의 공통적인 열망을 확인하고 함께 창업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디즈니 배급팀 디렉터 백양희 씨를 영입하며 라엘이 탄생하게 된다.
원 대표는 “rael을 살짝만 바꾸면 real이고 진짜라는 뜻이잖아요. 저희는 ‘진짜’ 유기농 생리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고객들에게 저희 제품은 진짜라는 확신을 주고 싶었죠”라며 브랜드명에 우리 제품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담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엘은 이름에 맞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3년 동안 비료를 쓰지 않는 땅에서 농약을 쓰지 않고 솜을 재배해 면으로 가공하고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공장이 합격을 받아야 인증되는 유기농 인증제(OCS)를 최종 판매처까지 받는다. 결국 기존의 P&G의 기능적 우수함과 다양한 스타트업의 소재적 우수함을 라엘은 모두 담은 것이다.
아마존을 첫 번째 시장으로 선택한 점도 라엘의 성공 요인이었다. 제품을 처음 만드는 만큼 제품에 대한 빠른 반응이 필요했고 아마존은 그런 면에서 탁월한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제품에 대한 다양한 고객의 평가를 모두 확인한 후 철저한 반성을 하는 자세도 라엘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왔다. 원 대표는 “몇천 개의 리뷰 중에서도 소수의 악평에 집중했어요. 고객을 실망시키고 부족함을 느끼게 한 부분은 무조건 다음 생산에 반영해서 결국 좋다는 평을 받을 때까지 노력했어요”라고 고객들을 만족 시키는 데 주력했음을 밝혔다.

‘라엘’이 앞으로 걸어갈 길
원 대표는 전 세계로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겠다는 라엘의 목표를 이미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라엘도 함께 전 세계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아마존이 유럽에도 있고 일본, 인도네시아, 캐나다, 멕시코까지 진출했어요. 라엘도 함께 나가는 중이에요.”
이에 현지 상황에 맞게 라엘은 오프라인 판매도 시작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더불어 마스크팩을 바르는 것에 익숙한 미국 시장에 한국의 시트형 마스크팩 판매를 최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생리 기간에 발생하는 피부 문제까지 관리해주는 거예요. 생소하지만 기능적으로 우수한 한국 제품을 많이 판매할 생각이에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에 라엘도 한몫을 할 것을 다짐했다.
라엘의 궁극적 목표를 묻자 원 대표는 “우리 회사의 가치를 높이면서 동시에 여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여성들에게 선택지도 많아지고요”라며 또한 동남아시아 같은 여성 인권이 낮은 곳들에서의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할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도전을 두려워하는 청춘들에게 원 대표는 “인생은 타이밍이고 타이밍을 만드는 건 움직이는 자신이에요. 최대한 다양한 길을 걸으세요”라고 조언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지 말고 결국 실패도 성장의 거름이 될 것이라고. 더불어 사회가 정한 길이 아닌 자신만의 경험을 통해 주체적인 사람으로 살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 원 대표처럼 자신의 삶을 알차게 살아간다면 행복의 지름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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