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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의 강의실에도 옮겨붙은 '대리출석'
정주원  |  inky98@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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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5  13: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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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심여진

대리출석 제보받아도 학생 추적은 어렵다고 밝혀
개인적 연락·단체 채팅방 통해 모집하는 방식 많아

서강이는 어느 날 친구에게 ‘현금으로 사례할 테니 수업 출석을 대신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들킬 염려도 없다며 설득하는 친구의 제안을 끝내 거절했지만, 서강이는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이 이런 방식을 통해 대리 출석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의아해졌다.

지난달 21일 학생지원팀에서 대리출석 사건이 적발됐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이 공지에 따르면 모 학부 단체 카톡방에서 현금을 대가로 한 대리출석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지만 학교 차원에서 해당 학생들을 추적하기까지는 불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지원팀은 공지를 통해 사안이 중대할 시 학사업무방해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직적인 대리출석 정황이 본교에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어떤 형태로 얼마나 더 많은 대리 출석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는 상태다. 이에 본보는 본교 대리 출석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학부생 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체 응답자 중 00%가 대리출석을 목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실제로 대리출석 제안을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는 00%였고 대리출석을 부탁했다는 응답자도 00%에 달했다. 방식으로는 ‘단체 채팅방을 통한 모집’이나 ‘개인적 연락’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적발되어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부분 그렇지 않다(00%)고 답했다. 본교 대리출석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절반이 넘었다. 설문에 참여한 한 학우는 “유고 결석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고 출결도 엄격해서 몸이 아프거나 외부 초청 행사를 가야 할 때도 결석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대리출석으로 받을 수도 있는 불이익보다 결석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서 대리출석이 만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사회 내부에 퍼져가고 있는 대리출석을 적발해야하는 교수와 조교 또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대형강의인 경우 사진 출석부를 사용하게 하는 등 출결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컴퓨터공학과 오덕근 조교는 “전공과목의 경우 인원이 적고 서로 선후배 사이이기 때문에 얼굴을 기억하기 쉽다”며 “하지만 모든 학과에서 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인 컴퓨팅사고력 등은 학생 수가 많아서 얼굴을 전부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타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로 대리출석 문제를 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는 출석 한 번에 2만원을 대가로 아르바이트를 구한 학생과 이에 응한 학생 6명에게 2주 정학 처분이 내려졌다. 같은 해 서울대학교에서는 대학 커뮤니티 구인게시판에 대리출석자를 구한다는 게시물이 공개적으로 올라오자 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본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들은 전자출결 등 새로운 출결 관리 방식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학교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또 대리출석이 적발되더라도 징계 수준이 너무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학가에서 대리출석이 만연해지는 것은 결과만을 중시하는 시대 분위기의 영향이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출결 관리 시스템 정비나 징계 강화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학교와 학생 모두가 함께 해결하려는 논의가 속행돼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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