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의 진화, 도시재생과 성수 수제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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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공장의 진화, 도시재생과 성수 수제화 거리
  • 김용간
  • 승인 2018.10.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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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 수제화거리
▲ 폐공장에 들어선 카페 '어니언'의 외관

도시재생이란 쇠퇴하고 낙후된 구도시를 대상으로 물리적 정비와 더불어 사회적, 경제적 재활성화를 추진하는 일을 말한다. 재개발이 기존 주거환경을 전부 철거하고 도시경제회복만을 목표하는 것과는 달리 도시재생은 공동체의 회복과 사람 중심의 기반시설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특징을 갖는다.

인구집중과 주택난 해결을 목표로 했던 2010년대의 신도시 건설사업은 부산, 대구와 같은 구도심의 인구유출을 초래했다. 또한 경공업 등 제조업의 쇠퇴와 구도시 내 기반시설의 노후화는 구도시의 자생적인 경제부흥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핵심 공약 중 하나로 내걸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끈 바 있다. 그 구체적인 시행으로 정부는 작년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68곳에 시범사업을 운영했으며 올해 8월 31일에는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어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안’을 의결, 총 99곳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를 최종 선정했다. 도시재생이 비단 지방의 구도시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의 집값 상승을 우려해 올해는 최종 뉴딜사업지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도시빈민촌과 서울 내 공업지역 역시 도시재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성수동은 1960년대 서울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준공업 지역으로 수제화 제조업 밀집 지역이었으나 서울의 지가 상승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도시 공동화를 겪었다. 이에 정부의 뉴딜사업 이전에도 서울시는 성수동을 자체적인 도시재생 모델로 추진했으며 뉴딜사업의 시범사업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자는 성수동 도시재생산업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9월 27일 성수 수제화 거리를 방문했다. 성수동 일대에 수제화 관련 산업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성수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에서도 수제화 산업의 제작, 판매, 지역마케팅 등을 지원함으로써 고용 확대를 이뤄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성수역 바로 앞에 위치한 성수 수제화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 컨테이너 벽이었다. 성수역 근처에 자리한 가죽, 원단 공장과 낡은 주택들에서는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활기와 원동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쌓여가는 세월의 흔적 역시 마주할 수 있었다. 공장과 낡은 주택 사이로는 수제화를 진열한 진열실과 카페, 공방이, 수제화 거리의 끝에는 성수 수제화 희망플랫폼이 자리했다. 희망플랫폼 1층은 수제화 명인들의 작품을 전시해놓은 전시관, 2층은 성동구청에서 마련한 회의실로 이뤄진 희망플랫폼에는 수제화 만들기와 슬리퍼 만들기 다양한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곳의 관계자는 “다양한 시민 체험 공방을 진행하는 만큼 지역마케팅과 공동체 조성에 희망플랫폼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게 늘어선 수제화 가게는 국내 최대 수제화 생산지라는 성수동의 타이틀을 실감 나게 했다. 공장과 대비되는 세련되고 깔끔한 외관의 수제화 가게 역시 특징적이었지만 옛 공장지대의 느낌을 살린 가게들, 언뜻 폐건물로 착각하고 지나칠 정도로 허름한 외관의 카페가 더욱 이목을 끌었다. 공장이 빠져나간 자리에 들어선 베이커리 카페 ‘어니언’ 역시 벗겨진 페인트칠과 허름한 벽돌의 외관이었다. 카페 내부는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였다. 카페의 한 직원은 “누군가는 비위생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예스러운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사람들이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며 “카페가 생긴 후 2년 동안 지역 분위기 또한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성수 수제화 협동조합과 수제화 희망플랫폼 등 정부의 지원센터와 관련 조합들이 거리에 분포해있던 것과는 다르게 정부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와 이해도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수제화 거리의 한 상인은 “수제화 거리가 나날이 유명해지고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수제화 조합들과 지원센터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상인들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찾아가 봐도 확실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없더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상인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지가는 오르고 사람들은 빠져나가 매출이 오르기가 쉽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역 상인들과의 소통을 통한 도시재생 정책의 정확한 설명과 그들의 어려움, 건의사항을 듣는 자리가 이러한 우려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인과 예술가, 정부가 하나 돼 상생하는 성수동의 도시재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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