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 > 사람과사람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인생의 골문까지 직진
정주원  |  inky98@sogang.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0.17  20:40:1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기자 정병선

기자를 비하하는 말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종종 통용되는 ‘기레기’라는 말을 무색 시킬 정도로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사람이 있다. 피파 에이전트, 해외 공연의 기획단, 1994 월드컵 국가대표 팀 코디네이터를 경험하고 ‘세계적인 피겨스타 메드베데바·자기토바 특종 인터뷰’로 올해 4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현 조선일보 편집국 스포츠부 차장 정병선 기자를 만나봤다. <편집자주> 정주원 기자 inky98@

▲축구부와 반장을 놓치지 않던 시골 소년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몸과 검게 그을린 피부색의 첫인상에서 스포츠 기자라는 직업을 연상하기에 충분했던 그는 어린 시절에 대해 묻자 추억에 잠기듯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는 다소 무모하지만 저돌적인 자세 덕에 초등학교 6년 내내 학급회장으로 리더 역할을 했다고. 어릴 적 성격에 걸맞게 장래희망도 외교관과 대통령 중에 하나였다고 말한 그는 어린 시절의 자신에 대한 남다른 뿌듯함을 숨기지 못했다. “8남매 중 누나 2명이 국가대표 육상선수로 활동했어요. 가족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운동과 친해졌고, 축구와 달리기처럼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운동을 일찍부터 즐기고 자주 하다 보니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좋은 습관도 생겼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대부분 6학년으로만 구성됐던 학교 대표 축구부에 당당히 합격한 타고난 운동신경도 바탕이 됐지만 무엇보다도 스포츠의 역동성과 경쟁심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았다고. 그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통해 더해진 자신감과 열정이 자신이 다양한 분야에 꿈을 키우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가장 큰 비결이라고 꼽았다. 가장 좋아하고 즐기는 스포츠에 대해 묻자 그의 입에서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축구’라는 대답이 나왔다. “축구는 경쟁심과 투쟁심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몸으로 부딪히고 움직여야 하는 스포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솔직한 내면의 모습을 스스로 마주할 수 있고 일보 전진하게끔 항상 도움을 주었죠.”

▲러시아어 능력자에서 히딩크 감독과의 단독 인터뷰까지
대학시절 러시아어를 전공한 그는 처음에는 아직 수교가 안 된 상태의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러시아어를 제대로 공부한다면 러시아라는 미지의 나라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지닐 수 있게 되고, 미래에 수교가 진행될 때를 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그는 무슨 일이든 한발 앞서서 생각하고 항상 준비된 자세를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자 현재까지 다양한 경험들을 해쳐나간 원동력이라 설명했다. 미리 준비된 자세 혹은 선견지명 덕분일까. 그는 유창한 러시아어를 앞세워 자신이 가장 관심 있던 축구계로 입문해 피파 에이전트와 월드컵 국가대표팀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국가대표팀과 동행하면서 월드컵 참가국들의 경기를 분석하고 전력을 파악해 그에 맞는 전술을 짜고 선수들과 감독 간의 소통을 담당했었죠.”
늘 새로운 도전과 경쟁을 즐기던 그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살펴보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중 비행기에서 우연히 조선일보 수습기자 모집 글을 보고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넓은 발을 다른 쪽으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대형언론사의 기자가 된 그는 인생의 제 2막을 연다. “처음에는 막연히 도전해보고자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까지 저한테 잘 맞고 오래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올해로 24년째 같은 언론사에서 기자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초창기에 국제부에 소속돼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5년간 활동하고 분쟁지역 취재차 체첸공화국에도 직접 현장취재를 가는 등 멀고 위험한 타지에서의 생활도 마다하지 않은 채 쉼 없이 달려왔다. “기자는 발로 뛰는 매우 역동적인 직업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자 활동과 스포츠는 같은 매력을 지니는데, 전 이 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실제로 그는 2002년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4강 신화를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스터 정은 아주 저돌적이고 열정적인 기자다”는 칭찬을 들은 것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꿈은 항상 대범하고 당당하게
스포츠 기자로서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전문성’을 꼽았다. “스포츠 기자는 무엇보다도 스포츠에 대한 박사 수준의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과 상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는 다만 이 말이 스포츠 기자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기자는 자신이 맡은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자 동시에 팬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고집스러움 때문에 취재와 특종보도에 많은 어려움도 따른다고. “당연한 얘기지만 다른 사람들이 접하기 힘든 사실들은 기자에게도 역시나 취재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좌절하면 그 순간 기자의 도리를 포기해버리는 셈이죠.” 어느덧 베테랑 기자가 된 그는 가진 능력에 비해 도전정신과 집요함이 부족한 기자들이 자주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축구를 예로 들며 “공격수의 단순한 개인 능력보다도 위치선정이 중요하듯이, 끊임없이 골 냄새를 맡고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골이 나올 것 같은 좋은 위치에 가있는 것이 결국엔 결과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스포츠 기자로서 중립을 지키고 가치관의 개입을 어느 정도 허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는 질문에 정 기자는 어느 정도의 가치판단을 바탕으로 기사를 쓸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되도록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의 특정 선수 발탁으로부터 시작된 병역특례 논란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확고한 생각을 밝혔다. “스포츠를 통해 국위선양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병역특례로 인해 아시안게임과 같이 공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운동경기에 아마추어와 프로가 경쟁하는 불공정한 모습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4년차 베테랑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퓰리처상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맡은 바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려는 정 기자. 마지막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젊음이라는 무기가 있는 여러분들은 저보다 더 크고 무모한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정주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