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 간 학점특혜로 얼룩진 상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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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인척 간 학점특혜로 얼룩진 상아탑
  • 김수련
  • 승인 2018.11.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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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학의 학점 특혜 문제 및 부실한 학사 관리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방송통신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 서울대학교, 인천대학교 등 7개 기관의 대표가 소환된 이번 감사에서는 학점 특혜 문제와 재발 방지 대책에 관한 질의가 오갔다.

 이번 논란은 서울과기대 교수로 재직 중인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에게 학점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가 현장실태조사에 나선 것이 발단이 됐다. 아들이 아버지가 교수로 소속된 학과로 편입한 후, 아버지가 가르치는 8개의 강의에서 모두 A+ 학점을 받은 것이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 해당 교수는 아들의 편입 후 갑작스레 담당 강의 수를 2배로 늘렸으며, 아들은 높은 성적을 바탕으로 성적 장학금을 수혜 받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또한 강원대학교, 동국대학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 잇따라 알려지자 대학생과 학부모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점의 경우 각종 장학금, 대외활동 등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졸업 후 취업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하정(단국대학교 2학년) 씨는 "모든 학생은 좋은 성적을 위해 죽을 만큼 노력한다"며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혜택을 누려온 당사자들이 꼭 수치심을 느끼길 바란다"는 의견을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교수인 학부모가 자녀에게 학점 특혜를 줘도 대학차원에서 이를 제지할 법적, 제도적 장치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실에서 현재까지 약 100여 개에 달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지만, 처벌할 수 있는 학칙이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유라의 이화여자대학교 학사 특혜 논란이 발생했을 때 학사 관리 특혜에 대한 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구체적인 학사관리 규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각 대학에 배포할 것이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편 정영근 서울과기대 교수평의회 의장은 "이번 사태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문제를 사적으로 처리하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부정의 한 형태가 드러난 것"이라며 이러한 특혜가 중대 범죄라는 인식 형성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대학의 학점 특혜 및 부실 학사관리에 대한 논란은 대학판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으로 불리며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도 뜨거운 만큼 교육부의 재발 방지 대책과 더불어 대학별 자정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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