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한복판에서 ‘하느님’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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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한복판에서 ‘하느님’을 찾다
  • 이소의
  • 승인 2018.12.1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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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미사, 입학식 축복 미사 등 본교 행사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는 박병관 신부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예수회 사제, 교목처 처장, 종교학 교수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박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내향적인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1969년 달 착륙에 성공한 암스트롱과 어린 시절 즐겨 봤던 애니메이션 ‘우주 소년 아톰’을 보며 우주에 대한 환상을 가졌다. 그렇게 막연하게 가졌던 우주에 대한 환상 때문에 학창시절 그는 과학자를 꿈꾸게 됐다고. 우주에 대한 탐구에서 넓게는 인간의 내적 탐구까지 폭넓은 의미에서의 탐구에 관심이 많았다고. 더불어 스스로에 대해 공부도 열심히 하는 소위 말하는 모범생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80년에 서울대학교 공학부에 입학하게 된 박 교수가 마주한 대학 교정은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는 치열한 시위의 장이었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 때문에 당시에 그 역시 지하 서클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는 그에게 너무 좁은 세상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도 했지만 1980년대 교회 부흥 정책으로 개신교가 팽창했고 급속도로 교회가 많이 생기면서 각종 폐단과 부패가 만연했다. 이로 인해 박 교수는 개신교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게 됐다고. 그렇게 방황하던 그는 친구와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그때부터 곳곳에 있는 성당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중 한 성당에서 박 교수는 성직자로의 이끌림을 경험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었기에 그는 우선 자신의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그는 서울대학교 연구실과 서강대학교 예수회 지원자 모임을 동시에 다니면서 예수회에 입회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예수회가 재단인 서강대학교에 무작정 찾아가서 주변에 있는 사람을 붙잡고 예수회에 입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당시 본교 종교학 교수였던 박홍 신부를 만나게 된 것이 서강대학교와의 인연이 시작이었다. 이후 88년 2월 예수회에 입회한 그는 2년 동안 수련원에서 사제로서 삶의 양식을 배웠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다시 신학과 관련된 공부에 매진하기를 반복하며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보냈다고.
그리고 90년대에 종교 간의 대화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박 교수 역시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모든 갈등의 시작은 서로에 대한 무지에서 시작된다며 “최근의 남녀 갈등이나 타 종교를 배척하는 등의 사회적 갈등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는 “학교 교정에서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돌아다니고 있으면 학생들이 찾아와서 같이 식사도 할 수 있는 친근한 존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방긋 웃었다.
그는 다른 곳이 아닌 지금 여기 세상 한복판에서 하느님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뜻을 혼자서 기도를 통해 실현하려 하기 보다는 현재 우리의 삶 속에서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맥락에서 조금 더 학생들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박 교수는 망설임 없이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며 “서강인들이 정열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이뤄나가길 바란다”고 답했다. 하느님의 부름에 자신의 인생을 바쳐 봉헌하고 있는 박 교수. 세상에 대한 그의 따스한 마음이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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