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외식 창업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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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외식 창업에 날개를 달다
  • 김용간
  • 승인 2019.03.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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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주방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 위쿡 사직점 내부의 공유주방


2월 28일, 종로구 사직동에 위치한 공유주방 ‘위쿡’의 라운지에는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주방을 방문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공유주방 투어에 참여하려는 사람들, 공유주방에서 구운 빵을 맛보는 사람들, 공유주방과 연계한 사업을 논의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공유주방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 모여 있었다. 투어에 참여한 허예경(30) 씨는 “개발한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해보고 품평회를 열기 위해 공유주방을 사용하려 한다. 단기간에 전문적인 조리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공유주방을 접하게 됐다”며 공유주방을 방문한 계기를 밝혔다.
공유주방이란 공유경제에 기반한 개념으로 설비를 갖춘 주방을 마련해 이를 여러 사업자에게 대여해주는 것을 말한다. 시간당 만원 내외의 비용으로 2-3명의 사업자에게 장소를 대여해줌으로써 임대료와 같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사라지고, 각종 주방설비를 따로 마련할 필요도 없어 초기 투자 비용이 확연히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아직 창업을 준비하는 단계의 비용부담과 실패 시의 타격을 줄여주며, 창업이 아니더라도 기업에서 메뉴를 개발하는 사람, 부업으로 요리를 하는 사람, 희소한 가공식품을 소량 생산하는 사람 등 다양한 이들에게 유용하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국내 공유주방 업체의 수 역시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공유주방 사업을 통한 한국진출 방안을 발표하는 등 작년도 5개 사 정도에 머물렀던 공유주방 업체는 올해 이미 12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더불어 서울과 그 근교에 한정되었던 매장 또한 지방으로도 확산되며 전년 대비 6배 이상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자가 방문한 공유주방 위쿡의 사직지점은 공유주방 공간과 더불어 창업자들에게 유용한 여러 설비와 프로그램이 갖춰진 곳이었다. 이곳은 회원제로 운영돼 멤버십 가입 이후 온라인 예약을 통해 이용 가능했다. 공유주방에는 오븐과 튀김기 등 상업용 주방설비들이 3-4개씩 구비돼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16개 정도의 작업대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공유주방에는 항상 외식업 경력이 있는 매니저가 한 명 이상 상주하고 있어 조언을 듣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위쿡의 한진수 커뮤니티 매니저는 “현재는 모두 47개 회원이 등록돼 있다”면서 “올해 들어 회원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옆 건물에 위치한 푸드 스튜디오에서는 음식 촬영이 한창이었다. 판매할 음식의 사진을 찍거나 방송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곳 역시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상주하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한 매니저는 “설비 자체는 다른 스튜디오와 비슷할 수 있지만, 공유주방 회원의 경우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 장점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유주방에서 만든 제품이 진열되는 오픈마켓이 별도로 존재해 판매자가 실제 제품을 판매하기 전에 위쿡 내부에서 먼저 판매실적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이점을 갖춘 공유주방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단적인 예로 현 식품위생법은 한 조리장 당 한 사업자에게만 영업을 허가한다. 즉 이는 같은 주방을 공유한다는 공유주방의 기본개념에 배치된다. 이에 공유주방 업체들은 칸막이로 주방을 구분하고 조리도구를 나누어 설치한다는 임시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비효율적 공간구성과 증가하는 비용문제가 뒤따른다. 위쿡의 경우 공유주방에서 생산된 식품을 개별 사업자가 아닌 위쿡의 이름으로 유통하는 또 다른 방안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 역시 위쿡의 이름을 빌리는 것이기 때문에 위쿡 내부에서의 오픈마켓 테스트와 위쿡 MD를 통한 심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울러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12%의 수수료를 위쿡에 지불해야 해 공유주방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법률이 제정됐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임을 지적하며 공간이 아닌 사람을 기준으로 사업허가를 내어주는 미국의 시스템을 국내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공유주방이 외식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생존율을 높이는 유망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법률 개선의 움직임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용간 기자 kyk6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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