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착해도 되니까 더 나다워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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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착해도 되니까 더 나다워져라
  • 이소의
  • 승인 2019.04.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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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기자로 출발한 정문정 작가는 기업 홍보 담당자를 거쳐 대학내일의 디지털 미디어 편집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2018년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기자는 관계맺기에 아직 서툰 청춘들에게 책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한 정 작가를 만나봤다. 

불편함을 마주하는 자세

어린 시절에 대해 묻자 정 작가는 “어렸을 때는 친구도 많이 없고, 소심하고, 책만 읽는 아이였어요. 사실 많은 여성이 어린 시절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익숙지 않게 길러지는 경향이 있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소 어두웠던 학창시절의 유일한 낙이자 취미는 글쓰기와 책 읽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작가를 꿈꾸기 시작했지만 1년에 글짓기 관련 상을 20개 이상 수상하면서도 최우수상이나 대상을 받지 못해 이를 직업으로 삼을 수는 없겠다고 판단했다고.

정 작가는 책 읽기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대한 견문이 스스로 좁다고 느껴 다양한 사회현상을 공부할 수 있는 사회학과에 진학한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과는 달리 대학교에서는 선후배, 교수, 연인, 동기 등 수 많은 인간관계를 형성해 성격이 많이 바뀌게 됐다고 한다. 조용했던 성격은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인간관계에 많은 문제를 느꼈다고. 정 작가는 당시 자신의 태도를 “남자친구에게 서운하거나 힘들다는 얘기를 직접 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결국 폭발하거나 잠수를 타면서 스스로 피해자 행세를 하기에 급급했어요”라며 회상했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그때 저는 그 친구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던 제가 더 이기적이었던 거죠.”

교수와의 관계 또한 교수의 부탁이 한 번을 넘어 여러 번 반복됐을 때 어떻게 하면 잘 거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고 전했다. 교수뿐만 아니라 선배와 함께한 술자리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한 그들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선배가 취했던 소통방식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돌아서서 생각하니 선배에게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되돌아 보며 아직 ‘불편함’에 대응하는 방식이 서툴렀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대학 시절 적극적으로 변화한 성격과 글 쓰기에 대한 애정 때문에 주변에서는 ‘기자’ 라는 직업을 자주 권했다고 한다. 실제 대학교 때 정 작가는 신문사 인턴으로 잠시 일하기도 했으나 누군가를 지적하는 불편한 질문을 쏟아내야 하는 직업은 그의 적성과는 맞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을 만나는 인터뷰 취재에 흥미를 느꼈던 그는 잡지 기자로 진로를 전향한다. 그렇게 그는 대학 졸업 직전에 ‘대학내일’의 잡지 기자로 입사하게 된다. “대학내일 기자로 재직 중일 때 동명의 칼럼을 기고했는데, 100만뷰를 찍으면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게 됐어요. 그렇게 책 출간으로 이어지게 된 거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사회초년생에게 편지를 보내는 마음으로, 20·30 여성 독자층에 주력한 작품이라고 정 작가는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그들의 성향을 고려해 최대한 글을 간결하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많은 분들이 제 책은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제가 의도한 바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책 이름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인 이유에 대해 묻자 정 작가는 “사실 무례한 사람에게 화내거나 울기란 쉬워요. 그런데 무례한 사람에게 최대한 ‘나’ 를 지키면서 웃으며 대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저는 그 방법을 책에 녹이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운 사람은 ‘웃음’에 덜 관대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만일 그런 사람에게 강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면, 치아를 여덟 개나 보여 주면서 웃어주지는 말고 일단 두 개 정도만 보이게 웃는 것. 그렇게 하나씩 바꿔나가면 되지 않을까요”라며 작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상대방에게도 무례한 행동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발점에 서다

글 쓰는 일에만 전념하기 위해 퇴사를 결정한 정 작가는 온전히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손에서 놓아 본 적이 없는 정 작가는 직장생활과 글쓰기를 병행하며 한 가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는 셈인 것이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 작 가는 “이번 책은 사회초년생에게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다음 에세이는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한 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에세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최근 그림책을 공부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또한 드라마와 같은 극 대본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 이라>, <연애시대>와 같은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 혹은 회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고 밝혔다.

본인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 에세이의 특성상 부담은 없는지 묻자 정 작가는 “글은 원래 자기 고백 장르에요.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한 모습을 이 야기해야 하므로 그런 두려움에 목매면 작가 못하죠”라고 웃음 지어 보였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꾸준히 하되 퇴로는 만들어 놨으면 좋겠어요. 이를테면 ‘나는 작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혹은 ‘이 길밖에는 없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며 퇴로 없이 하나만을 좇는 생각들이 요즘 젊은이들로 하여금 마음의 병을 얻게 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 마지막으로 대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많은 사람이 청춘은 좋은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사실 청춘만큼 괴로운 것도 없어요. ‘청춘은 좋다고 하는데 왜 나만 힘들지?’라 생각하지 말고 ‘원래 청춘은 힘든 거구나’라고 생각하면 더 낫지 않을까요?” 라며 그만의 생각에 전환법을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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