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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장과 신시장, 갈등 불씨 남아
박주희  |  djssl03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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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3  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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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장과 신시장, 갈등 불씨 남아

3월 25일 기자가 방문한 노량진 구 수산시장은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물과 전기가 모두 끊겨 개인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끌어 쓰면서 장사 준비를 하는 상인들의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입구와 주차장이 모두 막혀있고 해수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막도 설치돼 예전의 활기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구시장에 수협 측이 붙인 ‘본 건물은 서울시의 도매시장 지정해체에 따라 상행위가 금지된 사유지로서 식품위생, 시설물 안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과 노량진수산시장 전체 종사자 일동이 붙인 ‘시장 정상화를 방해하는 외부세력 물러나라’는 현수막은 현 갈등상황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90여년간 시장의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노량진 수산시장은 2002년 수협중앙회(이하 수협)가 인수해 현대화 시장계획을 추진하면서 구시장과 신시장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이 신시장으로의 이전을 거부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곧이어 수협과 노량진 수산주식회사는 구시장에 대한 모든 지원을 전면 중단하고 구시장 잔류 상인들에 대해서 법적 제재도 불사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상인이 나가지 않자 수협은 얼음 보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잔류 상인들은 자가로 다른 업체에서 얼음을 충당하게 된다. 이후 수차례 수협과 상인들이 충돌하는 사태도 일어나 양 측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수협은 대법원이 불법점유를 인정한 상점에 대해 강제 집행을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로 돌아갔고 작년 11월 5일 구시장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를 감행했다. 이에 구시장 상인들은 신시장  주차로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시장 내 잔류 상인들은 접근성이 떨어져 매출이 떨어질 것이 자명하고 권리금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는데 신시장의 임대료는 이전보다 두 배가량 비싸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들은 원상 그대로 옮겨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합의했는데 현대화 건물 건설과정에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어 점포면적, 배수구, 수족관, 연결통로 등 수산시장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구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한 상인은 “상인이었던 65세 할머니가 신시장 바닥에 미끄러져서 돌아가셨다”며 “바닥이 너무 미끄럽고 사방이 막혀있어 상인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구조”라고 전했다. 상인들은 수산시장의 경우 신선도가 가장 중요한데 난방을 가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시장은 수산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인들이 수협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수협이 구시장 부지에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정부지원복합 리조트 선정에서 탈락해 카지노 도입계획은 철회했으나, 상인들은 공익을 고려해야 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수익을 우선시하는 수협에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시장의 모습은 폐허가 되어가는 구시장과는 사뭇 달랐다.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현대화 건물은 지하2층부터 지상6층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밝은 실내 분위기는 물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신시장에 가족들과 방문한 한 손님은 “건물이 오래 된 구시장보다는 위생 걱정이 덜할 것 같아서 왔어요. 냉난방과 화장실이 잘 돼있고 회를 먹을 수 있는 식당들도 있어서 편리해요”라고 전했다. 반면 다른 손님은 “구시장을 꾸준히 방문하다가 신시장을 처음 방문했는데 환기가 잘 안돼서 냄새가 너무 심하고, 생선 손질을 할때도 구시장보다 미숙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협 측은 물론 신시장이 보완해야 할 점도 많지만 위생적 측면, 건물의 노후화 측면에서 신시장으로의 이전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구시장은 재난등급 D등급에 해당돼 건물 내 출입을 자제해야 하는 붕괴위험이 높은 상태이기에 철거를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인들은 법적 시장개설자인 서울시가 개입해 단전단수나 폭력 사태라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공청회에서 서울시가 다시 시장을 운영하거나 수협이 노량진 수산시장 일대 토지와 건물을 정부에 되파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권관리위원회 또한 근본적인 사건 해결을 위해 수협 측이 관계기관인 서울시 등에 중재와 조정 요청을 할 것을 권고한 만큼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예방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박주희 기자 djssl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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