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正道)를 걸어 정상에 다다르다
상태바
정도(正道)를 걸어 정상에 다다르다
  • 김용간
  • 승인 2019.04.15 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관은 사법행정상 최고의결기관인 대법원의 구성원을 말한다. 박일환 변호사는 고등법원 재직 당시 ‘소리바다 저작권법 위반 사건’, ‘초코파이 명칭의 상표법 관련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을 맡았으며 대법관의 직위까지 지낸 바 있는 경력 44년 차의 베테랑 법조인이다. 현 법무법인 ‘바른’의 고문변호사이자 유튜버로까지 활동하고 있는 박일환 변호사를 만나봤다.

능력과 적성의 만남
 대법관을 지낼 만큼 법조인으로서의 외길인생을 살아온 박일환 변호사였지만 그가 법조인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당시 문과라면 한 번쯤은 다들 생각했을 법한 진로였고 아버지도 권유하셔서 자연스럽게 법률에 관심 가지게 됐어요.”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고등학교 시절부터 따지는 것을 좋아했고 의문이 생기면 파고드는 편이라 법학과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라 말하며 특별한 이유 없이 시작하게 된 법학 공부가 다행히 자신의 적성과도 일치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을 졸업하는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하게 된다. 학 재학 중 한 번 시험을 봤고 두 번 만에 시험에 통과하게 됐다고. 혹시 본인만의 특별한 공부비법이 있는지 묻자 그는 “공부가 비법이랄게 있나요?”라 반문하며 웃음 지었다. 혼자 책을 보고 주변에 물어가며 이해하는 것이 공부 방법의 전부였다고. 다만 토론의 유익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혼자 책을 읽을 때보다 다른 이들과 토론했 을 때 훨씬 이해가 빨랐던 적이 많았어요”라 회상한 그는 현재 법학을 공부하는 학생들 에게도 미흡한 부분에 대해 다른 이들과 토론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또한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 로스쿨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는 “그저 공부만 하기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점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판사나 검사는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하기가 힘들어요”라 전했다. 꼭 판사나 검사가 아니더라도 법조계 내부와 외부에 다양한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베테랑 법조인으로 거듭나다
 판사로 지낼 당시의 경험에 대해서도 박 변호사는 “그저 순탄했다”고 평했다. 업무의 양이나 강도로 인해 힘들었던 적은 있어도 심리적으로 갈등했었던 적은 없었다고. 그는 “업무의 강도로 인해 힘든 것은 모든 판사가 마찬가지일 거예요”라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부서에 배정받아 관련 분야를 처 음부터 공부해야 할 때는 특히 고됐어요”라 밝혔다. 실제 박 변호사는 언론전담재판부 와 지적 재산권, 특허 관련 부서가 모두 신설됐을 때 배정받아 그 어려움이 더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일 책과 판례를 연구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라며 당시의 노력을 떠올렸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김태환 제주지사 사건’을 꼽았다. 언론은 물론이고 온 국민적 관심이 집중 됐던 사건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그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보다 크게 기억하고 있었다. 실제 2008년 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혐의로 기소된 김태환 제주도지사에게 종래의 판례를 변경하고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그 밖에도 그는 ‘변양호 무죄 사건’, ‘초코파이 명칭의 상표법 관련 사건’ 등 논란이 일었던 사건들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판결에 확신이 서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자 그는 “희미한 확신만으로 판결을 내리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고 강조했다. 재차 “조금이라도 미묘한 부분이 있다면 끝까지 생각해 명확한 상태에서 판결을 내려야 해요”라며 “보통 형사사건을 제외하고는 판결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형사사건의 경우에도 기간에 크게 구애받는 것은 아니에요”라 전했다. 이 부분은 공정하고 정확한 판결만을 내리겠다는 자신의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고. 덧붙여 법관의 역할에 해서는 “일반 판사와 다르게 우리나라 법체계 전반에 대한 고민이 병행되어야 하기에 더욱 무거운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시작, 신선한 소통
 대법관직 은퇴 이후 그는 법무법인 ‘바른’ 의 고문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 변호사는 현재 ‘바른’의 변호사보다도 ‘법관 출신 첫 유튜버’로 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3개월 전부터 운영해온 그 의 유튜브 채널 ‘차산선생법률상식’은 현재 9,400명 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월 스트리트의 유명 펀드매니저 출신 존 리 표에게서 영감을 얻었어요”라 설명 했다. 금융상식에 한 버스투어 설명회를 진행해 녹화하는 것을 보고 법률상식을 대중들의 시선으로 전하기 위해 벤치마킹 식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유튜브 채널의 구체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신문을 비롯한 언론에 판결의 구체적인 근거가 정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아쉬움을 느꼈어요”라며 판결이 내려진 배경을 사람들이 정확하게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그는 “근 보름간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9,000명 정도 급격히 늘었어요”라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많은 것 같아 일단 몇 개월간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입니다”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는 청년들에게 “사회가 급변하는 만큼 자신의 진로를 찾아 미 리 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유망해 보이는 직업들도 필히 변하기 마련이니 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그는 이를 갖출 방안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후배를 가까이 하는 것이다. “선배와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배와 친하게 지내면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보다 빠르게 느낄 수 있어요.” 두 번째는 해외 경험을 쌓는 것이다. 그는 “해외에 먼저 도입된 것들 을 살펴 국내로 가져와 성공한 사례가 많아요”라며 외국어 실력을 키워 세계를 먼저 둘러보는 것을 힘주어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