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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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 최우석
  • 승인 2019.04.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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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집만큼이나 익숙하고 편안한 공간이 바로 카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격하게 변하는 사회에서 커피 한 잔의 소박한 여유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의미는 특별하다. 카페는 오늘날 만남의 광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잡다한 수다를 나누거나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토론, 거래 등의 학술적, 비즈니스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가히 카페는 현대 문명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해도 결코 공허한 말처럼 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카페, 그 기원은 무엇일까? 
카페를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키고 유행시킨 건 프랑스지만, 카페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형태가 처음 등장한 나라는 오스만 제국이다. 1611년 이스탄불에 문을 연, 터키어로 커피집을 뜻하는 카흐베하네(Kahvehane)?가 카페의 원형으로 여겨지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이를 모방해 커피를 뜻하는 단어 ‘카흐베(Kahve)’를 가져와 탄생시킨 것이 1654년 파리에 처음 개시한 ‘카페(Kafe)’다. 이를 중심으로 17~19세기 무렵 유럽에서는 본격적인 사교의 공간으로서 카페, 즉 ‘커피하우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사회 전반에 자리 잡기 시작한다. 당시 커피하우스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지식이나 이념 등을 완성시키는 각계 유명인사들은 거의 없을 정도였고, 심지어 카페는 혁명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이른바 ‘사교계’의 탄생이었다. 일례로 칸트는 평생을 쾨니히스베르크에 살며 그곳의 커피하우스에서 지인들과 철학적 논쟁을 벌였고 디드로와 볼테르로 대표되는 사상가, 혁명가들 역시 커피하우스에서 자신의 사상을 자유로이 설파했다. 
커피하우스는 사회, 문화, 정치의 흐름이 변함에 따라 ‘살롱’과 ‘카바레’로 분화되기 시작했다. 톨스토이의 역작 ?안나 카레니나?의 주무대로, 왕족과 귀족들의 대표적인 사교계인 살롱은 커피하우스의 진화 형태이자 이성과 예술, 그리고 근사한 사상, 이념적 공론장으로 발전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영화에서 반듯하고 말끔한 턱시도를 갖춰 입은 신사들과 화려한 장밋빛 드레스를 차려입고 부채로 입을 가린 귀부인들이 연회를 즐기고 있는 장면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바로 살롱의 현장에 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커피하우스의 또 다른 진화 형태지만 살롱의 성격과는 다른, 유흥과 감각의 공론장이 카바레다. 술과 향략을 즐기며 사랑을 추구하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당연시하는 서구 사회에서는 감각적인 탐구도 게을리 할 수 없는 분야였기에 카바레 역시 큰 인기를 끌며 발전해왔다. 이처럼 오늘날의 카페는 살롱과 카바레의 주요 특징들을 모두 머금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카페 또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정적인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개성을 찾아가고 있다. 오늘날에는 고양이, 너구리 등의 동물들과 함께 여유를 즐기는 동물 카페는 물론이고 유아 카페, 낚시 카페 등의 이색적인 카페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성장하고 있다. 현대인들과 카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당신과 이야깃거리, 그리고 카페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우리의 역사를 써나가기에 알맞은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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